이혜훈號 바른정당 출범, 보수본진 시동건다

머니투데이 고석용 김태은 구경민 기자 | 2017.06.26 16:06

[the300]'친유승민계'로 첫 당원 선출직 여성 대표…수도권·여성·경제통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바른정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지명대회에서 신임 당대표로 선출된 이혜훈 의원이 당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17.6.2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바른정당은 26일 새로운 당 대표로 이혜훈 의원을 선출했다. 이 대표는 바른정당의 첫 선출직 당 대표이자, 보수정당 사상 첫 선출직 여성 당대표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며 2년간 당을 이끌게 됐다. 이로써 바른정당의 첫 선출여야 5당 중 3당 대표가 모두 여성인 기록이 세워졌다. 3명을 뽑는 바른정당 최고위원에는 김영우, 하태경, 정운천 의원이 당선 됐다.

이 대표는 수도권 3선으로 쓴소리를 마다않는 소신과 강단이 있는 정치인으로 꼽힌다.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이 대표는 당원 선출 방식으로 첫 수장에 오른 만큼 강한 리더십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자유한국당에서 강경 우클릭으로 무장한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차기 당 대표로 유력 거론되는 만큼 이 대표는 '개혁중도보수' 프레임으로 보수 적통 경쟁에 맞설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다 이 대표는 원내 보기 드문 여성 경제전문가이자 전략통이어서 향후 당의 정책 방향과 비전을 책임지고 진두지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이 대표가 당 내외를 가리지 않고 직설화법과 강경한 스탠스를 구사해온 만큼 당내 화합 등이 과제로 제시된다.

이 대표는 이날 수락연설에서 "낡은 보수로는 미래가 없다"며 "바른정당이 보수의 본진이 돼 대한민국의 새로운 역사를 열겠다"고 밝혔다. 한국당과의 연대론·통합론을 일축하고 보수 적통 경쟁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한국당 홍 전 지사 측은 내심 내년 지방선거를 전 연대·흡수를 바라는 눈치지만, 이 대표가 취임한 만큼 바른정당은 자강론을 바탕으로 독자색 구축에 열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 2004년 17대 총선에서 여성 경제전문가로 '서울 서초갑'에 전략공천 돼 정계에 입문했다. 2008년 서초갑에서 재선 의원이 됐지만 2012년 19대 총선에서는 강세지역에 3번 공천을 줄 수 없다는 원칙에 따라 출마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4.13 총선에서 '서초의 딸, 진박'으로 불리는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꺾고 공천을 확정지으며 뱃지를 다시 거머쥐었다.

이 대표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UCLA)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딴 경제통이다. 1990년대 중반부터 한국개발연구원(KDI), 유엔 정책자문위원 및 정부 부처를 두루 거치면서 금융, 재정, 연금 등 각종 경제 분야에서 실력을 발휘했다. 이 과정을 통해 '경제전문가'로 발돋움했다.


국회 내에서는 원내부대표와 기획재정위원회 간사, 조세소위위원장, 제1사무부총장 등을 역임하는 등 여성 전문인력이 부족한 경제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새누리당에서도 2012년 5·15 전당대회에서 당당하게 2위 최고위원이 돼 파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 대표는 옛 내무부 장관과 신한국당 사무총장을 지낸 고(故) 김태호 전 의원의 맏며느리이기도 하다.

또 그는 17대 총선에서 서울 서초갑에 당선돼 국회에 입성한 후 18대까지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 브레인' 역할을 맡기도 했다. 지난 대선 당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상생을 골자로 한 경제민주화 공약을 설계한 이도 바로 이 대표다.

이 대표는 거침없는 쓴소리를 내뱉는 '직언(直言) 의원'으로 정평이 나있다. 그는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선대위 대변인을 지낸 이력 때문에 한때 '친박'으로 불리기도 했다.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 공약을 다듬기까지 했다.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경제 민주화' 이견으로 박 대통령과 멀어져 '홀박(홀대받는 친박)·탈박'이 됐다. 하지만 이후에도 경제민주화를 실천해야 한다는 '쓴소리'를 내뱉으며 같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인 유승민 의원 등과 새로운 보수를 모색해왔다. 이런 이유에서 이 대표는 '친유승민계'로 불려왔다. 20대 국회에 복귀한 이 대표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이후 박 대통령 탄핵과 바른정당 창당에 앞장섰다. 19대 대선에선 유승민 캠프의 종합상황실장을 맡으며 '친유승민계'로 활동했다.

최근 이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초기 소통 행보에 대해 "무서울 정도로 잘한다"고 극찬하면서 네티즌들로 부터 "진짜 보수가 나타났다"는 평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결국 높은 대중적 인지도와 경제전문 역량, 3선의 중량급 여성 정치인이란 평가 속에 이 대표는 당 대표를 거머쥐는데 성공하게 됐다.

[프로필]
△부산(51) △마산 제일여고-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UCLA대 경제학박사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한나라당 제1사무부총장 △새누리당 19대 총선 종합상황실장 △새누리당 최고위원 △유관순열사 기념사업회 회장 △17, 18, 20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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