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신재생에너지? 바이오매스 '딜레마'

머니투데이 세종=이동우 기자 | 2017.06.27 04:37

[대한민국 에너지혁명, 길을 찾다-②]신재생 발전량의 15%…수입 비중 높고, 오염물질 배출 '논란'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공언하고 있지만, 어디까지를 신재생으로 볼 것인지도 ‘뜨거운 감자’다. 논란의 중심에는 화석연료 못지않은 오염물질을 배출하고, 취약한 경제성을 보이는 바이오매스(바이오에너지)가 있다.

26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공단 등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바이오매스 발전량은 전체 신재생 가운데 15.0%인 5546GWh를 기록했다. 가장 많은 발전량을 차지하는 폐기물(60.6%, 2억2468GWh)에 이은 수치다.

일반적으로 신재생 발전이라고 하면 풍력과 태양광을 떠올린다. 그러나 실상은 신재생 발전량의 4분의 3 이상을 폐기물·바이오매스 발전이 담당한 셈이다. 풍력과 태양광 발전량은 각각 전체의 3.6%(1342GWh), 10.7%(3979GWh)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정부는 친(親)환경적인 신재생 확대를 통해 석탄 화력과 원자력을 대체한다는 계획이지만, 바이오매스까지 친환경 에너지로 봐야 하는지에는 의문부호가 따라붙는다.

바이오매스는 곡물과 식물, 폐목재, 동물의 분뇨 등 자연에서 얻어진 에너지를 일컫는다. 목재 가공 과정에서 버려지는 나무와 톱밥으로 만드는 고체연료인 우드펠릿과 생활 폐기물을 잘게 쪼개 고체 연료화시킨 폐기물고형연료(RDF)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우드펠릿이 대표 바이오매스로 자리 잡은 것은 발전사에서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제도’(RPS)의 의무이행률을 손쉽게 채우기 위해 유연탄과 혼소를 하면서다. 지난해만 174만5000톤의 우드펠릿이 국내서 소비됐다.

우드펠릿과 RDF는 발전 과정에서 화석연료 못지않은 오염물질 배출로 끊임없는 환경 시비에 시달리고 있다.

올해 4월 발표된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에 따르면 같은 양을 연소시켰을 경우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은 우드펠릿(1.55g/㎏)이 연탄(0.08g/㎏)보다 약 20배 높게 나타났다. 휘발성유기화합물인 벤젠도 연소과정에서 배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도 2015년 한국전력 등에 시행한 감사를 통해 “우드펠릿은 나무를 베어 만들어 풍력이나 태양광처럼 에너지 구조의 환경친화적 전환에 기여도가 떨어진다”며 “석탄보다 열량이 낮고 수분이 많아 석탄보다 더 많은 양을 연소해야 하므로 온실가스 배출 감소에도 기여도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RDF는 발암물질인 다이옥신 배출 논란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대부분 오염물질이 기준치 이하로 배출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주민들의 반발로 인해 RDF 발전시설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지자체가 상당수다.

우드펠릿은 경제성 문제도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국내 생산량을 외국산이 압도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생산이 5만2572톤인데 비해, 수입은 171만6641톤을 기록했다. 발전용으로 사용되는 우드펠릿은 100% 수입이다. 베트남산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캐나다, 말레이시아가 뒤를 잇는다.

가격도 동일한 열량을 기준으로 비교할 경우 유연탄보다 약 3배가량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유연탄은 1㎏당 평균적으로 약 6000kcal의 열량을 내는 반면, 우드펠릿은 약 4000kcal에 그친다.

전문가들은 부작용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발전량을 채우기에 급급했던 만큼, 지금이라도 바이오매스를 신재생에너지 범주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면밀히 검토해야한다고 지적한다.

차왕석 군산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바이오매스는 오염물질 중에서도 휘발성유기화합물과 분진이 많이 나와 석탄 화력 못지않다”며 “면밀한 바이오매스의 순기능과 역기능에 대한 검토를 바탕으로 신재생에너지 개념을 다시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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