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 고민하던 은행원, 은행장 된 사연

머니투데이 최동수 기자 | 2017.06.26 04:37

[머투초대석]박인규 DGB금융그룹 회장 겸 대구은행장

20일 오후 박인규 DGB금융그룹 회장 인터뷰 머투초대석

박인규 DGB금융그룹 회장 겸 대구은행장은 1978년 DGB대구은행에 입행한 후 38년째 근무하고 있다. 행원으로 출발해 은행장에 올랐지만 대구은행 입행 초기 2년간은 틈만 나면 이직을 꿈꿨다.

“취업하던 때 2차 석유파동이 닥쳤다. 위기를 맞아 기업들이 신입직원을 거의 뽑지 않는 상황에서 대구은행 딱 한 곳에만 붙었다. 원래 은행에서 일할 생각이 없었는데 다른 선택이 없었다. 그런데 입행하고 보니 사수(대리)가 대구상업고등학교 동기였다. 나는 영남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ROTC(학생군사교육단)로 군대를 다녀온 후 입행해 상고 동기보다 출발도 늦으니 일할 마음이 안 생겼다.”

박 회장은 2년을 방황하다 이왕 이렇게 된 것, 대구은행에 뼈를 묻자고 결심했다. 이후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 대리와 차장, 부장 승진이 동기 중 가장 빠르진 않았지만 상위권 순위를 유지했고 1997년 외환위기 때도 자리를 지켜낼 수 있었다. 박 회장이 본격적으로 두각을 드러낸 건 2001년 2월 연고도 없는 서울로 발령을 받은 이후다. 그는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서울영업부를 이끌면서 대구은행 영업점 성과평가대회에서 3년 연속 금상을 받으며 ‘영업통’으로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

이 결과 2007년 12월 대구은행 경북1본부 본부장으로 승진하며 동기 중에서 가장 먼저 임원으로 승진했다. 영업의 비결을 묻자 박 회장은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내가 해줄 수 있는 최선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박 회장은 영업통답게 회장 겸 은행장이 된 뒤에도 현장과 고객을 강조한다. 박 회장의 영문이름 첫 자를 이용해 만든 이메일 ‘GOLDPIG’(황금돼지)는 고객이 부자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의미고 별명인 ‘미스터 점프’(Mr.Jump)는 항상 고객이 있는 현장으로 뛰어들겠다는 박 회장의 의지를 보여준다.

박 회장은 "전국 지점장들을 모아놓고 대출이 안되는 기업도 직접 방문해보고 솔루션을 찾아보라고 주문한다"며 "지점장이 직접 찾아가 컨설팅해주고 문제를 해결해 준다면 지역 고객들이 DGB금융을 떠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용을 경영슬로건으로 내걸고 짠물경영을 펼치고 있지만 직원의 복지에는 아낌없이 투자한다. 지난해 제2본점을 신축하고 본점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것도 직원들에게 일하기 좋은 업무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다. 직원들과 격이 없는 소통을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직원들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교육에도 비용을 아끼지 않는다. 대구은행은 자격증을 취득하거나 금융 재교육을 원하는 직원들에게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학원 수강료나 시험 응시료 등 비용을 지원했다. 핵심인재를 키우기 위해 한국금융연수원 장기파견, 글로벌 지역 전문가 해외 파견, 카이스트 금융MBA파견 등 연수프로그램도 적극적으로 장려했다.

박 회장은 "일본, 유럽 등 해외 선진금융을 배울 기회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나가서 배우고 오라고 한다"며 "인재백년지대계(人材百年之大計)’라는 말을 항상 깊이 새기고 능력 있는 인재를 꽃 피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 약력
△1954년 경북 경산 출생 △1972년 대구 상업고등학교 졸업 △1977년 영남대학교 무역학과 졸업 △1979년 대구은행 입행 △2001년 2월 대구은행 서울분실장 △2007년 12월 대구은행 경북1본부 본부장 △2009년 12월 대구은행 전략금융본부 부행장보 △2010년12월 대구은행 마케팅그룹장, 부행장 △2010년12월 대구은행 공공금융본부장, 부행장 △2011년12월 대구은행 지원그룹장, 부행장 △2012년12월 대경티엠에스 대표이사 △2014년 3월~현재 제11대 대구은행 은행장, 2대 DGB금융지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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