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NAFTA 재협상 시한 없어…中 시장경제지위 안 돼"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 2017.06.22 14:32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 상원 청문회 증언…"8월 중순 NAFTA 재협상 개시 논의 중"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AFPBBNews=뉴스1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캐나다·멕시코와 맺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언제까지 끝낼지 정해 놓은 시한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중국에 '시장경제국 지위'(MES)를 부여하면 세계무역기구(WTO)에 대격변이 일어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이날 미국 상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 NAFTA 재협상에 대해 "시한(데드라인)은 없다"며 "올해 말까지 재협상을 마치고 싶지만 이를 순전히 비현실적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연내 재협상을 끝내기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며 시간을 벌기 위해 나쁜 합의를 이루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NAFTA가 미국의 제조업 일자리를 앗아갔다고 비판해왔다. 제조업 일자리를 되찾을 수 있도록 협정을 뜯어고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캐나다와 멕시코를 상대로 한 미국의 교역 규모는 1994년 NAFTA가 발효한 후 3배 넘게 늘어 지난해 1조1000억달러에 달했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미국의 양대 수출시장으로 지난해 미국 전체 수출의 34%를 차지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의회에 NAFTA 재협상 방침을 통보했다. 이에 따라 90일간 의회 회람 등을 거쳐 재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NAFTA 재협상방침을 공식 천명한 지 91일째 되는 날인 8월16일에 재협상을 시작할 것으로 관측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도 8월 중순에 재협상을 시작하기 위해 캐나다·멕시코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상원의원 상당수는 이왕 재협상을 할 바엔 빨리 끝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협상이 길어지면 오히려 미국 기업들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시간을 끌수록 재협상 환경도 미국에 불리해질 수 있다.


당장 내년 7월에는 멕시코에서 대선이 예정돼 있고 미국도 뒤따라 중간선거에 돌입한다. 멕시코의 유력 대선 주자인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즈 오브라도르 전 멕시코시티 시장은 미국에 대한 무역 강경론을 주장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의 무역협상촉진권한(TPA)도 내년에 만료된다. TPA는 대통령에게 국제무역협정을 체결하기 위해 협상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것으로 의회는 협정 내용을 수정할 수 없고 찬반 표결만 할 수 있다. 대통령 주도로 협상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의미로 '패스트 트랙'이라고도 한다.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함께 NAFTA 재협상을 주도할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도 최근 한 행사에서 연내에 NAFTA 재협상을 끝낸다는 건 '이상향'같은 얘기라면서 시간은 미국의 편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중국의 시장경제국 지위를 인정하는 게 시기상조라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시장경제국 지위는 교역상대국의 경제활동이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고 시장원리에 부합한다고 인정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인정받지 못하면 반덤핑 관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진다.

중국의 WTO 가입의정서에 따르면 중국은 WTO 가입 15년차가 되는 지난해 말 시장경제국 지위를 인정받아야 하는데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인정하지 않았다. 중국은 이에 반발해 지난해 말 WTO에 미국과 EU를 제소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이날 청문회에서 "중국의 비시장경제국 지위에 대한 잘못된 결정이 나오면 WTO에 대격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WTO가 올바른 일을 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WTO에 경고를 한 셈이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그동안 WTO에 비판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트럼프 행정부도 WTO 체제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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