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 이젠 예술이다…'방탄소년단'부터 '훈민정음'까지

머니투데이 모락팀 윤기쁨 기자 | 2017.07.01 07:36

[이슈더이슈]레고 창작 전문가 '브릭아티스트' 늘어…레고 전시회 개최·디자인 제작도

태국 방콕 Show DC Mall에 설치된 방탄소년단 레고 아트월. 총 5만5000여개의 브릭이 사용됐다./사진제공=김학진 브릭아티스트
어릴적 고사리 손으로 뚝딱뚝딱 레고 해적선과 우주선을 만들다보면 어느날은 스페인 해적선장이, 또 다음날은 스타워즈 악당이 되곤 했다.

추억 속 레고는 이제 ‘키덜트’(Kid+Adult: 유년시절 즐기던 장난감을 다시 찾는 성인) 대표 아이템으로 남았다. 아이부터 성인까지 찾는 사람이 늘면서 레고도 문화·예술의 일환으로 자리잡고 있다.

브릭(brick:플라스틱 벽돌모양 레고)을 활용해 작품 활동을 하는 창작가 '브릭아티스트'에 대한 관심도 높다. 매년 개최되는 '브릭코리아컨벤션'(후원 레고코리아)은 국내 최대 레고 창작 전시회로 직접 만든 레고 창작품들이 전시된다.

1일 레고코리아에 따르면 이 컨벤션에 참가하는 브릭아티스트의 수는 2015년 170여명, 2016년에는 208명으로 늘었고 올해는 이보다 더 증가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행사장을 찾은 방문객 수도 7만여명에서 9만5000여명으로 증가했다.

서울 상암 CJ E&M 센터에 설치된 레고 아트월. 총 7만여개의 브릭이 사용됐다./사진제공=김학진 브릭아티스트
브릭아티스트 중에는 레고 창작을 전업으로 삼은 사람도 있다. '진케이'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김학진씨(43)는 전업 브릭아티스트 4년차로 레고를 활용한 건축 설계·조형물 제작·테마 전시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대표작품은 브릭 5만5000여개를 사용해 제작한 방탄소년단 아트월(Art Wall), 7만여개 브릭을 활용해 제작한 CJ E&M 상암센터 아트월 등이다. 해당 작품들은 20여일에 거쳐 수작업으로 완성됐다.

김학진씨는 “레고는 어른에게는 옛 향수를 선물하고 아이와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게 장점"이라며 "예술에 재료 제약이 없는 것처럼 레고도 충분히 메시지를 담아 창작할 수 있다"고 전했다.


레고로 제작된 훈민정음 해례본. 총 7000여개의 브릭이 사용됐다./사진제공=진형준 브릭아티스트
레고를 활용해 세계문화유산인 한글을 알리는 데 힘쓴 브릭아티스트도 있다. 진형준씨(28)는 배익기씨가 소장중인 훈민정음 상주본이 화재로 소실됐다는 소식을 접한 이후 훈민정음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레고 창작을 결심했다. 이후 레고 브릭 동호회인 ‘브릭스월드’ 회원들과 함께 총 1700여개 브릭으로 훈민정음 해례본을 완성했다. 해당 작품은 정음문화연구원에 기증됐다.

진형준씨는 "세종대왕이 자치기를 매개체로 한글을 가르치셨다고 하는데 이 시대에서는 레고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정음문화연구원장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며 "레고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수단이 될 수 있는 즐거운 활동"이라고 밝혔다.

미국 브릭아티스트 네이선 사와야의 작품들. 차례로 오바마 전 대통령, 오프라 윈프리, 다이엔 넬슨/사진=네이선 사와야 페이스북, DCComics
외국은 한국보다 레고가 대중화돼 유명 브릭아티스트 네이선 사와야의 작품이 곳곳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미국 백악관 앞에 설치된 작품 옆에 오바마 전 대통령이 앉아있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하고, 오스카상 시상식에서는 레고 트로피상이 등장하기도 했다. 다이엔 넬슨 DC엔터테인먼트 회장은 행사장에 1만여개의 레고 브릭으로 제작된 옷을 입고 나타나 큰 호응을 얻었다.

레고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만큼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한국에서도 레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레고는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는 아이템이고 무궁무진한 창작물을 만들 수 있는 매력있는 작업이기에 브릭아티스트는 더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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