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영장 또 기각…국정농단 추가 수사 빨간불

뉴스1 제공  | 2017.06.20 22:20

보강 수사에도 영장 기각…불구속기소 수순 밟나
뇌물죄·은닉재산 의혹 등 수사에도 '찬물'

(서울=뉴스1) 최동순 기자 =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 2017.6.2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21)에 대한 구속영장이 다시금 기각되면서 국정농단 추가 수사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정씨는 최씨와 박근혜 전 대통령 사이를 지근거리에서 오랫동안 지켜봐 이들의 국정농단 사건의 새로운 정황·증거를 진술할 수 있는 핵심 인물로 꼽혀왔다. 하지만 정씨의 신병확보에 실패하면서 검찰의 수사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20일 서울중앙지법 권순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정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기각을 결정했다.

권 부장판사는 이날 기각 이유에 대해 "추가된 혐의를 포함한 범죄사실의 내용, 피의자의 구체적 행위나 가담정도 및 그에 대한 소명의 정도, 현재 피의자의 주거상황 등을 종합하면, 현시점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있음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는 지난 2일 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된 바 있다. 이후 검찰은 정씨를 연이틀 소환하고, 독일과 덴마크에서 도피생활을 도운 정씨 아들의 보모, 마필관시라와 정씨의 전 남편 등 주변 인물을 조사했다. 그 과정에서 정씨가 '말(馬)세탁' 과정을 알고 있었다는 정황을 확보,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추가해 영장 재청구에 나섰다.

보강 수사에도 정씨 구속이 불발되면서 검찰의 국정농단 추가수사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두 차례나 영장이 기각된 만큼 정씨는 불구속기소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구속수사를 통해 삼성의 승마지원 과정을 정씨가 얼마만큼 알고 있었고 관여했는지를 추궁한다는 방침이었다. 정씨는 말 구입비 등 승마지원 명목으로 삼성 측이 제공한 77억9735만원(약속금액 213억원)의 직접적 수혜자다. 뇌물수수 공범 적용까지는 아니더라도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뇌물죄 공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새로운 증거가 나올 여지가 있다.


하지만 향후 수사는 난항이 예상된다. 정씨는 어머니 최씨, 박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전면 부인으로 일관하고 있다. 정씨는 강제송환 당시 삼성의 특혜지원에 대한 질문에 "딱히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은 없는데 잘 모르겠다"며 "(최씨가) 삼성전자 승마단이 승마 지원을 하는데 6명 중 1명이라고 말해서 그런 줄로만 알았다"고 책임을 떠넘겼다.

앞서 이상화 전 KEB하나은행 프랑크푸르트 지점장은 검찰에서 정씨도 삼성의 지원 과정 전반을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 측의 독일 내 재산 동향을 상세히 알고 있는 이 전 지점장은 독일에서 최씨의 송금업무와 현지 유령회사 설립, 부동산 구입 등 각종 재산관리를 도운 인물이다.

이미 사실관계가 드러난 범죄사실에도 부인으로 일관하는 최씨의 태도는 더 공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씨는 자신의 공판에서 "딸한테 협박하는 식으로 하지 말라"고 격양된 어투로 주장하는 등 딸에 대한 검찰조사에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씨가 구속될 경우 최씨의 재판 태도가 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씨 일가의 해외 은닉재산 의혹 규명도 숙제로 남는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손영배)는 독일 당국과 공조를 통해 추적을 이어오고 있다. 정씨는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진 이후에도 독일에 남아 재산을 은닉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베스트 클릭

  1. 1 '보물이 와르르' 서울 한복판서 감탄…400살 건물 뜯어보니[르포]
  2. 2 '공황 탓 뺑소니' 김호중…두달전 "야한 생각으로 공황장애 극복"
  3. 3 김호중 팬클럽 기부금 거절당했다…"곤혹스러워, 50만원 반환"
  4. 4 생활고 호소하던 김호중… 트롯 전향 4년만 '3억대 벤틀리' 뺑소니
  5. 5 "사람 안 바뀐다"…김호중 과거 불법도박·데이트폭력 재조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