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시험기간 2개월 '단축'…공시생 불확실성 줄어들까

머니투데이 이미호 기자 | 2017.06.20 17:36

불합격 수험생, 재도전하는 '악순환' 방지…일각선 "시험 내용 개선이 더 시급"

지난 4월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동 경복고등학교에 마련된 국가공무원 9급 공개경쟁채용 필기시험장에서 응시생들이 시험을 마치고 나서고 있는 모습/뉴스1
문재인 정부가 5·7·9급 공무원 시험의 원서접수부터 최종 발표까지 시험기간을 약 2개월 이상 단축하기로 하면서 공시생의 불확실성이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현행 제도 하에서는 1년 내내 시험 준비에만 매달려야 했지만, 실질적 준비기간이 줄어들면서 민간분야 등 직업 선택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와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공무원 시험기간을 약 2개월 단축하면 연간 약 6425억원의 사회적 비용을 아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공무원 시험은 통상 연초에 채용 공고를 한다. 이후 필기시험과 면접시험 거쳐 최종 합격자는 연말에 발표된다.

국정기획위 조사에 따르면 5급 행정직 공무원의 경우 원서접수부터 합격자 발표까지 296일 소요된다. 5급 기술직 공무원은 331일이나 걸린다. 7급과 9급 공무원은 각각 172일, 182일 걸린다.

이처럼 원서접수부터 최종합격자 발표까지 상당시간이 소요되면서, 시험에 불합격한 수험생들이 다시 시험을 준비하는 상황이 반복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이에 국정기획위는 출제 및 채점 조직 인력 보강을 통해 시험 소요기간을 단축키로 했다. 5급 행정은 215일, 5급 기술은 260일, 7급과 9급은 모두 111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인사혁신처 시험출제과, 채용관리과 인력이 대폭 보강된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5·7·9급 공채시험 등 연간 18종의 전국단위 공무원 채용시험을 인사처 2~3개 과에서 출제·집행하면서, 2개 시험을 병행할 수 없어 시험관리 일정이 지나치게 길어지고 있다. 실제로 채용관리과·경력직원과 직원 32명이 총 12종, 27회의 시험을 집행·채점 관리하고 있고, 시험 출제는 직원 17명이 총 18종의 시험의 245과목 1960문제 출제를 관리하고 있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차선이 1차선만 있었다면 이제는 2~3차선까지 늘리겠다는 뜻"이라며 "현재는 앞 차가 움직여야만 뒤 차가 갈 수 있지만 차선이 늘면 차가 여러대 갈 수 있지 않냐"고 말했다.

아울러 공무원 시험준비로 인한 청년층의 기회비용을 최소화 하기 위해 '지역인재 수습직원' 선발도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지역인재 시험은 공직 사회 지역 대표성과 다양성을 높이고 지방대를 활성화한다는 취지로 2005년 도입됐다. 지난해까지 이 시험으로 865명이 공직에 입문했다. 시험을 보지 않고 각 대학으로부터 졸업(예정)자 4~5명씩 추천받아 공직적성평가(PSAT), 서류, 면접으로만 선발한다.

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 대해 공시생들은 환영한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띄어쓰기 하나가 당락을 가르는 공무원 시험 자체를 손보는 게 더욱 시급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서울 영등포구 노량진에서 2년째 공시생으로 지내고 있는 김모씨(30)는 "어차피 취업하기 힘든 시대고 고용불안정성을 생각해 공무원 준비를 하는 수험생들이 많지 않냐. 시험 기간 줄인다고 해서 갑자기 민간 기업에 취업하겠다는 사람이 늘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실효성 없는 시험 문제의 질 때문에 공부에 투자하는 시간이 길 수 밖에 없는 현실은 왜 모르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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