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신의 China Story]대륙의 새 먹거리 양로산업

머니투데이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겸 코차이경제금융연구소장 교수 | 2017.06.20 04:45
유엔 조사에 따르면 중국은 2015년 기준 60세 이상 인구가 2억명이 넘고, 65세 이상도 1.3억명이다. 또 이중 몸이 불편한 양로대상자는 약 4063만명으로 60세 이상 고령자의 18%. 특히 알츠하이머환자는 무려 1350만명으로 세계 알츠하이머 총환자 수의 25%나 된다고 한다. 4명 중 1명이 중국 알츠하이머환자란 얘기다. 따라서 고령사회를 경험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선 중국 양로산업은 꽤 많은 비즈니스 찬스가 기대되는 시장인 셈이다.

그러나 중국인들의 양로에 대한 니즈는 많아도 당장 뛰어들기에는 체크할 점이 적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첫째, 양로보험 등 사회보장제도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물론 현재 베이징, 상하이 등 일부 대도시에선 양로보험제가 시행되곤 있다. 하지만 대상자가 제한적이다. 양로보험의 재원이 되고 있는 ‘도시근로자 기본 의료보험’의 대상자, 즉 도시호적을 가진 근로자로 제한하기 때문이다. 현재 ‘도시근로자 기본 의료보험’ 가입자는 2.9억명으로 총인구의 20%. 따라서 나머지 80%를 구성하는 도시의 농민공과 농민의 대부분은 양로보험 혜택에서 제외돼 있다.

둘째, 중국의 웨이푸센라오, 즉 ‘부유해지기 전에 늙는 현상’도 체크할 점이다. 이는 1인당 연소득이 1045위안(약 770만원)으로 높지 않은 상태에서 중국 사회가 고령화된 걸 빗댄 말이다. 중국 정부가 골치를 썩는 심각한 사회문제 중 하나인데, 특히 현재 고령자들은 문화혁명 때 교육을 제대로 못 받아 소득이 더 낮다고 한다. 2015년 중국 고령자 생활조사에 따르면 도시고령자의 평균 연간소득은 2만3900위안(약 430만원), 농촌은 7620위안(약 137만원). 60세 이상 고령자 중 사회보장연금을 받는 비율은 28.5%로 매우 낮다. 그만큼 고령자 자체 수입으론 생활도 만만치 않고 따라서 40% 이상은 가족에 의한 부양이 불가피하다고 한다. 셋째, 고령자의 재택 양로서비스에 대한 인지도가 낮다는 점이다. 2016년 발표된 베이징 재택 양로서비스 리포트에 따르면 ‘재택 양로서비스나 목욕간호’가 필요하냐는 질문에 긍정적인 답변이 절반 이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제약에도 불구하고 중국 양로산업은 갈수록 비즈니스 찬스가 커질 것이라는 게 대다수 의견이다. 우선 중국 정부의 양로산업 육성에 대한 정책의지가 명확하다. 중국 국무원은 해외투자자들의 양로기관 설립을 장려하고 2020년엔 양로서비스 시장을 전면 개방하겠다고 발표했다. 따라서 다른 산업의 시장개방 때와 마찬가지로 개방과 함께 시장화, 즉 가격결정 시스템 개선, 행정심사절차 간소화 등도 빠르게 추진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 정부가 성공사례로 자랑하는 인터넷플러스와 양로서비스를 결합해서 다양한 상품 개발을 유도할 것이라고 한다. 예컨대 노인 맞춤형 스마트상품, 헬스 웨어러블 디바이스, 헬스케어앱 등이 그것이다. 또한 30년 가까이 지속된 중국의 1가구1자녀 정책도 양로산업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분석됐다. 1가구1자녀 정책의 결과 부부 2명이 부양해야 할 노인은 양가부모 4명으로 부부 2명이 집에서 부양하기엔 현실적으로 어려워 산업화를 촉진할 것이란 얘기다.

그럼 비즈니스는 어떻게 접근하는 게 좋을까. 사회보장제도가 잘 갖춰지고 시장개방이 본격화할 때까진 첫째, 고수입 고령자(high-end)를 겨냥한 타깃 비즈니스 전개가 중요하다. 실제 성공사례를 봐도 대부분 하이엔드를 겨냥한 노인홈 운영이기 때문이다. 상하이의 한 미국계 노인홈에선 월 시설이용료 1만4000~1만6000위안(약 250만~290만원)의 고가라도 수요초과가 2년 이상 지속되고 있다. 인기요인은 노인을 위한 각종 시설이 완비돼 있을 뿐 아니라 의사와 간호사가 늘 대기 중이며 기본 의료보험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둘째, 가격이나 시설뿐 아니라 이노베이션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앞서 얘기했듯 중국은 인터넷, 모바일 기반이 잘 발달했다. 각종 단말기로 이용할 수 있는 양로서비스 앱을 개발할 경우 고령자 본인은 물론 이들의 가족들로부터도 높은 관심과 수요를 끌어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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