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소설은 미래의 삶과 연결…시스템·정치도 묘사"

머니투데이 박다해 기자 | 2017.06.18 15:14

'제1회 한국과학문학 공모전-독자와의 만남'…"드라마부터 영화까지, SF는 일상 깊숙이 들어와있다"

<br>15일 저녁 서울 종로구 머니투데이에서 '제1회 한국과학문학공모전-독자와의 만남'행사가 열렸다. (왼쪽부터) 박상준 SF아카이브 대표, 이건혁 작가, 박지혜 작가, 김창규 작가. (이영인 작가는 요청에 따라 모습을 공개하지 않습니다.) /사진=구유나 기자

지난 15일 저녁, 나이 지긋한 독자부터 백팩을 맨 학생까지 수십 여명이 '제1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품집'을 한 권씩 들고 서울 종로구 머니투데이 본사에 모였다. 이날 열린 '제1회 한국과학문학 공모전-독자와의 만남' 행사에서 당선 작가들을 만나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한 이들이다.

지난해 열린 '제1회 한국과학문학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건혁 작가, 우수상의 박지혜 작가, 가작을 받은 이영인(필명) 작가가 나란히 독자들을 맞았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고 작품집에 초청작 '삼사라'를 실었던 김창규 작가도 함께 자리했다. 심사위원단장을 맡았던 박상준 서울SF아카이브 대표는 사회를 맡았다.

글쓰기의 방법과 수상작품에 대한 궁금증, SF소설의 의미까지 이날 독자들은 작가들과 가감없이 이야기를 나눴다. 작가들은 "SF적 상상력이 이미 일상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다"고 입을 모았다. SF소설은 과학기술이 바꿔놓을 미래를 그려볼 수 있는 가장 좋은 도구라는 것.

이건혁 작가는 "왜 (다른 장르가 아닌) SF인가"란 질문에 "그동안 정치나 대내외적인 경제환경이 우리의 삶을 좌우했었는데 앞으로는 과학기술이 우리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란 생각 때문인 것 같다"며 "그 자체로 재미도 있지만 미래 먹거리와 삶이 연결돼 있어 (SF소설을) 읽고 고민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박지혜 작가는 "2014년 한국에서 가장 많이 흥행한 영화가 '인터스텔라'였다"며 "한국인들은 기본적으로 과학기술 발전에 관심과 열정이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0월 6일 오후 서울 광화문 KT아트홀에서 열린 '제1회 과학문학상 시상식 및 과학문화토크콘서트'. (왼쪽부터) 김창규 작가, 정지훈 경희사이버대 교수, 대상을 수상한 이건혁씨, 우수상을 수상한 박지혜씨,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장, 박상준 SF아카이브 대표/사진=이기범 기자

수상작품집에 실린 초청소설 '고요한 시대'(김보영)와 '삼사라'(김창규)를 두고 SF소설이 정치적인 소재를 아우르는 이유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김창규 작가는 "SF소설 속 세계를 만들 때 물리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제도와 시스템까지 만들고 그 위에 인물을 배치한다. 시스템을 말하면서 정치 이야기를 안할 수 없다"며 "다른 장르에 비해 세계를 많이 보여줘야 하는 분야다 보니 정치 얘기가 많이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상준 대표는 "SF랑 정치는 유기적으로 결합해있는 것 같다"며 "유토피아나 디스토피아를 다룬 SF소설처럼 가상의 사회를 다루다 보니 옛날에는 오히려 현재 체제를 비판하는 방식으로 SF를 쓰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SF소설을 쓰며 아쉬운 점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건혁 작가는 "소설을 쓸 때 참고할 만한 한국어 자료가 너무 없다"며 "과학 연구와 과학 소설이 같이 간다. 조금 더 전문적인 과학 연구서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를 참여한 독자들을 위해 직접 SF소설을 추천하기도 했다. 이영인 작가는 "SF소설보다 환상문학으로 취급되긴 하지만 보르헤스를 좋아한다"며 '모래의 책'과 '바벨의 도서관' 시리즈를 추천했다. 박완서 작가의 '아주 오래된 농담'(이건혁),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와 코니 윌리스의 '화재감시원'(박지혜), 제임스 조이스 '율리시스'와 프랭크 허버트 '듄'(김창규)도 추천 목록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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