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자 청약수수료 공짜시대 끝났다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김도윤 기자 | 2017.06.20 04:30

넷마블 이어 셀트리온헬스케어도 국내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청약수수료 거두기로

올해 코스닥 IPO(기업공개)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국내 기관투자자로부터 청약 수수료를 받는다. 코스피, 코스닥을 가리지 않고 청약 수수료를 받기로 결정하는 IPO 기업이 늘어나면서 기관투자자의 '공짜 청약' 시대가 머지않아 끝날 것으로 관측된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헬스케어 IPO 대표 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는 국내외 기관투자자로부터 받는 청약 수수료를 포함해 인수대가로 최대 100억원을 확보할 전망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다음달 13일과 14일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희망공모가 밴드는 3만2500~4만1000원, 기관투자자에게 배정된 물량은 전체 공모주식의 75%인 약 1844만주다.

미래에셋대우는 총액인수 방식으로 진행되는 셀트리온헬스케어 공모 과정에서 희망공모가밴드 기준으로 인수수수료만 42억~53억원을 받을 수 있다. 이 외에 기관투자자에게 배정된 물량 1844만주의 청약 수수료 1%는 희망공모가밴드 기준 59억~75억원이다. 이중 미래에셋대우의 인수 비중 55%에 해당하는 금액은 33억~41억원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 공모가가 최상단인 4만1000원으로 결정될 경우 인수 수수료와 기관투자자 청약 수수료로 미래에셋대우는 94억원을 챙긴다. 이에 더해 셀트리온헬스케어 측이 총 공모금액의 0.25% 안에서 추가 성과수수료를 주관사에 줄 수 있다고 명시한 만큼 미래에셋대우 등 주관사는 추가적인 수익을 올릴 가능성도 남아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사례에서 보듯듯 최근 IPO 시장에서 기관투자자로부터 청약 수수료를 받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올해 넷마블게임즈가 첫 스타트를 끊었고 아이엔지생명이 뒤를 이었다. 두 회사 모두 공모규모만 1조원이 넘는 코스피 상장기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코스닥에서도 기관투자자로부터 청약수수료를 받겠다는 IPO 기업이 잇따라 등장했다. 삼양옵틱스를 시작으로 제일홀딩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청약수수료를 요구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공모규모를 가리지 않고 국내 기관투자자도 청약 수수료를 내야 하는 분위기가 시장에서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해외 투자자에게만 청약 수수료를 받는 국내 IPO 시장의 기형적 행태를 바로잡을 시기가 됐다는 증권업계의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확산됐다. 처음으로 국내 기관투자자로부터 청약수수료를 받은 넷마블게임즈가 투자 수요가 높은 기업이라는 점도 부담을 더는 데 일조했다. 최근 IPO 주관 수수료가 일정 규모 이상 상장 기업의 경우 공모자금의 1~2% 수준으로 하향 평준화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대다수 증권사가 이 같은 흐름에 동참하면서 국내 기관투자자의 청약수수료는 IPO 시장의 기준으로 자리매김 할 전망이다. 특히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은 공모 규모와 상관없이 모든 IPO 과정에서 국내 기관투자자에게 청약수수료를 적용키로 했다.

다만 중소형 공모주의 경우 청약수수료를 고집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상대적으로 시장 관심이 적은 중소형주는 국내 기관투자자의 공모 참여가 상장 성공 여부를 좌우하는 만큼 청약수수료가 자기 발목 잡기가 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관투자자 역시 투자 가치가 있는 공모주를 배정받기 위해 1% 정도의 수수료를 내는 건 당연하다"며 "공모주 투자를 하면서 1%의 수익률을 기대하는 투자자는 없기 때문에 그 정도 청약수수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요즘 시장 분위기가 청약수수료를 받지 않으면 기업가치에 자신이 없는 것으로 간주돼 역차별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대부분 IPO 기업이 청약수수료를 받는 트렌드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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