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기준금리 역전 임박…한은 금리인상 압력 커지나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 2017.06.15 09:58

(종합)옐런 의장 연내 추가 인상 시사…이주열 “6월 FOMC 결정 시장 영향 제한적”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워싱턴DC(미국) 신화통신=뉴스1(news1.kr)
미국 연준(Fed)이 13~14일(현지시간) 열린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1.00~1.25%로 인상했다. 이로써 한미 양국의 기준금리는 같은 수준이 됐다.

재닛 옐런 의장은 기자 회견에서 연내 추가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연내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은 상황이 예고된 셈이다. 한은이 금리동결을 지속하고, 미국이 9월이나 12월경 금리를 올리면 2007년 8월 이후 10여년 만에 양국 금리 수준이 뒤바뀐다.

◇ 고민 깊어진 한은…연준 보유자산 축소 시점 주목=어느 정도 예상된 결론이지만 통화정책을 펴는 한국은행의 셈법은 매우 복잡해졌다.

국내 경기를 고려할 때 미국을 따라 곧바로 금리인상을 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양국 기준금리 격차가 점점 좁혀지고, 이제는 금리역전이 가시화된 상황이어서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민할 시점이 됐다.

이주열 총재는 이런 점을 고려해 최근 금리인상 시그널을 던졌다. 그는 지난 12일 한은 창립 67주년 기념사에서 “앞으로 경제 상황이 보다 뚜렷이 개선될 경우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고 했다.

‘뚜렷한 경기회복’이란 전제가 깔렸지만, 이 총재 취임 후 3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인상 가능성을 언급해 큰 주목을 받았다.

이 총재는 이튿날 김동연 부총리와 회동 직후 이 발언에 대해 “당장 긴축을 하겠다는 말이 아니다. 그럴 상황도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섰다. 다만 국제금융시장을 주름잡는 미국이 이미 ‘긴축’으로 통화정책 방향을 정했기 때문에 1.25% 기준금리를 유지할 여력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한은 내부에선 최근 환율, 주식 등 시장 지표에 미국의 6월 금리인상 요인은 이미 반영됐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때문에 추가 금리인상, 연준 보유자산 축소 시점에 주목한다.

특히 연준이 보유 중인 4조5000억달러 규모 보유자산 축소는 본격적인 ‘돈 줄 죄기’를 의미한다. 금리인상과 동시에 진행될 경우 충격이 커질 수 있다. 이 총재도 최근 금리인상보다 연준 자산축소에 따른 시장 충격이 더 클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옐런 의장은 올해 1회, 내년 3회 금리인상 가능성을 예고했다. 보유자산 축소 규모는 연내 월 100억달러로 시작해 내년부터 200억~300억달러 수준으로 늘릴 전망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시중 은행장들과 금융협의회에서 모두발언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한은 신축적 대응할 듯…이주열 총재 "시장영향 제한적" 평가= 한은의 대응은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규모 자본유출, 환율 급변동 등 충격이 없다면 지금처럼 통화안정증권 발행, 환매조건부채권(RP) 매각 등 단기 시장안정화 조치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금융불안이 커질 경우 금리조정을 검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안정 위기 신호가 올 경우 연내 금리인상을 시도할 수 있다는 얘기다.

1.25%로 역대 최저 수준인 기준금리에서 1~2회 금리인상을 하더라도 여전히 1%대 저금리다. 이 총재가 ‘완화적’이라는 표현을 유동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는 긴축이란 표현을 부정하면서 "옐런 의장도 여러번 금리를 올리면서도 경기를 서포트(지원)하는 수준이라고 하지 않나"라고 되묻기도 했다.

다만 새 정부 경제정책과의 조화, 1360조원으로 불어난 가계부채 안정성 등 금리조정에 앞서 검토해야 할 문제들이 상당히 많다. 따라서 한은이 어느 때보다 신중한 형태로 통화정책을 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은 이번 연준 결정에 대한 평가가 다소 엇갈린다. 예상된 결론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다소 매파적(긴축 선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 총재는 ‘예상된 결론’이란 분석에 무게를 뒀다. 그는 이날 오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6월 미국 금리인상이 국내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에서는 이번 결정이 호키시(매파적)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 것 같지만 대체로 6월 금리인상, 옐런 의장의 발언은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간밤 국제금융시장에서도 큰 변동이 없었다”며 “개장 이후 국내금융시장 상황도 지켜보겠다”고 했다.

연내 한미 기준금리 역전 현상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는 “그건 나중에 답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정부와 한은은 이날 오전 각각 거시경제금융회의, 통화금융대책반회의를 열어 대응책을 논의했다.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한 고형권 기재부 1차관은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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