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은 부부들의 합리적인 선택이다"

머니투데이 세종=정현수 기자, 권혜민 기자 | 2017.06.20 05:26

[인구절벽, 신생아 30만명 시대]국정기획위에 참여한 저출산 전문가들의 인식은?…"구조적인 변화가 우선, 컨트롤타워 우뚝 서야"

저출산 문제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인식은 대체로 비슷하다. 저출산의 원인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는 것, 그리고 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저출산 문제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적인 차원의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

이 같은 차원에서 국내 최고의 저출산 문제 전문가들에게 의견을 들어봤다. 이삼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저출산고령화대책 기획단장, 김진석 서울여대 교수, 김혜영 숙명여대 교수가 주인공이다. 이들은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저출산 문제 심층토론에 참여했던 전문가다.

-저출산의 원인은?

▶김진석 교수(이하 김진석) = 저출산의 첫번째 원인은 만혼(晩婚)이다. 결혼이 진입장벽 역할을 하고 있다. 첫번째 아이를 낳은 부모가 둘째를 낳지 않는 것도 문제다. 그런 면에서 청년 일자리 문제는 저출산의 원인에서 중요한 요소다.

▶이삼식 단장(이하 이삼식) = 지금까지 나온 정책이 백화점식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각 계층별 상황이 달라 접근법이 어렵다. 예를 들어 생활이 곤란한 노인들에게는 공공부조로 해결하면 된다. 저출산 문제는 돈을 준다고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어렵다.

▶김혜영 교수(이하 김혜영) = 저출산의 원인은 단일하지 않다. 사람들의 가치관이 변했고, 사회적 패턴이 바뀌었다. 고용 없는 성장이 이를 가속화시킨 면은 있다. 장기적으로 부모에게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서 연애와 결혼을 꿈꾸지 못하는 청년이 많다.

-저출산의 해법은?

▶김진석 = 다양한 일·가정 양립 정책이 선제적으로 마련돼 직장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 이른바 ‘독박 육아’ 없애기 위해 남성 육아휴직 등도 독려해야 한다. 저출산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에 인센티브 등을 주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이 같은 정책이 사회에 시그널을 주는 게 필요하다.


▶이삼식 = 결국 시스템적으로 풀어야 한다. 돌봄 시스템과 일·가정 양립 시스템, 교육 시스템 등 구조적으로 혁신해야 한다. 근본적인 체계가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정책적으로 자꾸 ‘색칠’하려는 경향이 있다. 다양한 정책들이 나오고 있는데, 시스템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김혜영 = 아이를 낳지 않는 건 어떻게 보면 대한민국 부부들의 합리적인 선택이다. 결국 아이를 낳는 게 좋다는 걸 설득할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 지금은 상당히 급하게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 사회가 충분히 살 만하고 좋은 사회인가를 생각해봐야 한다.

-저출산 정책의 컨트롤타워는?

▶김진석 =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대통령 주재의 집행력과 실행력을 갖춘 위원회로 변모해야 한다. 이미 정책은 상당히 많이 나와 있다. 저출산이라는 맥락에서 모든 정책을 조정할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 챙기는 사람은 대통령이어야 한다.

▶이삼식 = 개별 정책이 중요한 게 아니다. 개별 정책을 모아 임신 단계부터 출산, 양육, 성장, 일·가정 양립까지 유기적으로 연계돼야 한다. 아직 우리나라는 부처간 소통과 연계가 안되고 있다. 지금처럼 개별적인 정책을 추진하면 출산율을 올리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김혜영 = 눈높이에 맞춘 정책이 되려면 부처간 연계와 협력이 필요하다. 부처보다 상위조직의 조정과 협조가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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