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도서전이 14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했다. 개막 첫날, 평일 오전임을 감안했을 때 적지 않은 관람객이 도서전을 찾았다. 아이들 손을 잡고 찾은 부모님부터 홀로 책을 관람하러 온 이들까지 관람객 층도 다양했다. 출판사들은 다양한 책과 체험행사로 관람객을 맞았다.
이날 도서전 개막식에 참석한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는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며 "좋은 책이 많이 만들어지고 널리 읽힐 때 우리 사회는 성숙한 공동체가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또 "책을 준 사람과 그 책에 대한 예의로서 선물 받은 책은 꼭 읽는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일화를 소개하며 "(문 대통령이) 책 읽는 사회를 만들고 출판계 정상화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전했다.
함께 자리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지난 청와대 방문 때 선물한 책 '82년생 김지영'과 '밤이 선생이다' 2권이 베스트셀러가 됐다며 "(문재인·김정숙) 두 분이 직접 나서면 출판 르네상스가 다시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노 원내대표는 이날 김정숙 여사로부터 답례로 책 '정유정의 히말라야 환상방황'을 선물받기도 했다.
김 여사는 행사의 주빈국인 터키관을 포함, 20개 독립서점이 모인 '서점의 시대' 부스, 중소출판사 50개사가 참여한 '책의 발견전'을 둘러봤다. 가장 관심을 보인 것은 어르신을 위해 큰 활자로 발간된 '큰 글씨책'이다. 김 여사는 "어르신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책들이 보다 많이 출판되기를 기대한다"며 출판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도서전 추진 자문 운영위원인 강성민 글항아리 대표는 "(김 여사가) '인사회'(인문사회과학출판인협의회) 부스에서 손주를 위한 그림책 '책벌레' 등을 샀다. 예정된 동선이 아니었는데 출판사 마음산책 부스도 들러 줌파 라히리의 소설을 구입했다"고 전했다.
이날 도서전에서 젊은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은 곳은 바로 '사적인 서점', '미스터버티고', '땡스북스', '스토리지북앤필름' 등 독립서점이 한 데 모인 '서점의 시대' 특별기획전이다. 대형서점에서 만날 수 없는 독특한 주제와 새로운 판형의 책에 너도나도 지나가던 발길을 멈추고 둘러보느라 여념이 없었다.
"도서전에 처음 참여한다"는 일산의 동네서점 '미스터버티고'는 주인이 직접 책을 소개하는 '띠지'와 생맥주를 준비했다. '스토리지북앤필름'은 한 손에 쏙 들어가는 크기의 독립출판물을 선보였고 고양이 전문 서점인 대학로의 슈뢰딩거는 각종 고양이 관련 도서로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강성민 글항아리 대표는 "도서전이 첫날에 관람객이 이렇게 많았던 적이 없다"며 "큰 출판사들이 독점하는 느낌도 없고 반응이 좋은 것 같다"고 전했다.
이번 도서전을 주최한 대한출판문화협회의 윤철호 회장은 "책 문화가 약한 문화강국은 존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변신'이란 슬로건처럼 과거를 혁신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이번 도서전은) 책을 만들고 읽고 파는 사람이 모여 만드는 축제의 장이자 사색과 성찰을 자극하는 경연장으로 변신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개막식에는 김정숙 여사와 노회찬 원내대표를 포함, 나종민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하칸 옥찰 터키 대사, 에릭 왈시 캐나다 대사, 마르코 델라세라 이탈리아 대사 등이 참석했다. 도서전은 오는 18일까지 열린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