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세 이하 청년창업 수년째 정체…창업 발목 잡는 '적폐들'

머니투데이 조성은 기자 | 2017.06.19 04:25

[점프업 2030 청년창업]①-1 창업 인재풀 부족, 창업 경험이 손해, 비현실적인 성과 요구 등

/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정부와 지자체가 청년창업 육성을 위해 수년간 지속적으로 관련 정책을 쏟아내고 지원금 규모도 늘리고 있지만 양적인 측면과 질적인 측면 모두에서 그 효과가 뚜렷하게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특히 39세 이하 청년창업은 최근 수년째 정체되면서 2030세대의 창업 활기가 줄어든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2013년 2만1311명을 기록했던 39세 이하 청년창업자 수(신설법인 수)는 이듬해인 2014년엔 2만2806명, 2015년 2만5404명, 2016년에는 2만6945명으로 해마다 조금씩 늘어났다.

그러나 39세 이하 창업자가 전체 창업자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4년째 27~28%대로 여전히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창업 여건이 4년 전에 비해 개선됐지만 청년창업 비중이 늘어나지 않고 정체돼 있는 이유는 청년들의 창업의지를 꺾는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문제점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청년창업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적폐'로 창업 전문가들은 창업에 나설 인재의 부족을 꼽는다.

벤처캐피털(VC) 네오플럭스의 노우람 팀장은 "기술창업을 했을 때 가장 성공률이 높은 이들은 현직 대기업 연구원들인데, 정작 이들은 안정적인 직장을 포기하고 창업에 나설 생각이 없다"며 창업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이들이 창업전선에 나서지 않기 때문에 창업 인재풀이 커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금기현 사무총장도 협소한 창업 인재풀 문제에 공감했다. 금 총장은 "현 실정에서는 인재풀이 적어서 창업할 청년이 마땅치 않다"며 청년창업 인재풀 조성의 시급함을 강조했다.

이에 대한 실천적 방안으로 금 총장은 이스라엘의 사례를 본받아 군복무 기간동안 기업가정신 교육과 더불어 실제로 창업경험을 쌓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창업은 득보다 실이 많다'는 창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청년들의 창업의지를 꺾는데 한몫을 하고 있다.


노 팀장은 "한국에선 창업에 실패한 이가 기업에 재취업할 수 있는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선뜻 창업에 나서지 못한다"며 창업을 경력으로 인정해주지 않는 국내 기업 분위기가 바뀌어야 한다고 밝혔다.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도 이같은 인식에 동조했다. 저커버그는 2017년 하버드대학교 졸업식 축사에서 “실패를 하면 받아줄 수 있는 안전망이 없기 때문에 꿈을 좇아 창업을 하기가 녹록지 않다”며 사회에 만연한 창업에 대한 부담감을 에둘러 언급했다.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금 총장은 “대기업 입사 시 창업 경험에 가산점을 주면 청년창업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창업 경험이 득이 되는 사회풍토가 마련돼야 함을 역설했다.

정부의 비현실적인 성과 요구와 불필요한 규제도 청년창업의 발목을 잡는 걸림돌로 제기된다.

엔슬협동조합 안창주 이사는 "정부 주관 창업 프로그램에서 뽑히는 스타트업들은 이미 시장에 진출한 기업들"이라며 정작 창업 초기 단계에 있는 기업들은 지원에서 배제되는 왜곡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창업 초기 단계에 있는 스타트업에게 매출, 고용, 투자, 해외진출, M&A 등 무리한 성과를 요구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정부가 성과 위주로 기업을 평가하는 현 방식을 고수하면 청년창업은 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음악교육 서비스업체 피드유어뮤직(FeedYourMusic)의 박현택 대표는 "정부 지원금에는 비목이 정해져 있어 자금이 있어도 비즈니스에 제대로 이용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며 정부 지원금에 대한 규제완화의 필요성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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