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中시장 겨냥 아이폰 통한 온라인 팁 30% 징수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 2017.06.13 14:57

앱스토어 정책 변경 中인터넷 스타들 반발…단기 애플 매출 확대 기여, 장기 아이폰 판매에 악영향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애플의 아이폰7(iPhone7) 출시일인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LG유플러스 강남직영점에서 시민들이 개통을 기다리고 있다. 2016.10.21.<br /> <br /> 20hwan@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애플이 고전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의 반전을 꾀하기 위해 소셜미디어 앱을 통한 콘텐츠 ‘팁’ 수입의 30%를 자신들이 갖는 것으로 앱 스토어 정책을 바꾸자 중국 내에서 반발이 나오고 있다. 당장 애플의 수익 확대에는 도움이 될 전망이지만 이 팁을 통해 돈을 벌고 있는 중국의 인터넷스타(왕훙)들이 반발하고 있어 아이폰 판매 등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3일 홍콩 유력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업데이트된 앱 스토어 정책에서 아이폰에 있는 앱상의 콘텐츠 제공자들에게 팁을 줄 때는 ‘인앱(in-app)’ 구매 화페 만을 사용하도록 했다. 이는 앱상의 팁 지불도 앱상의 구매와 같은 개념으로 본다는 의미다. 애플은 앱상의 구매에 대해 30%를 자신들이 가져가고 있다.

이런 조치는 사실상 중국시장을 겨냥한 것이다. 중국에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온라인 콘텐츠 팁 문화인 '다상(打賞)'이 활성화돼 있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보거나 읽은 콘텐츠에 대한 답례로 5위안에서 200위안까지 소액의 팁을 지불하는 것이 일상화돼 있다. 노래하고 춤추는 라이브 방송, 생각을 게재하거나 생활의 경험, 지식 등을 온라인에 공유하는 것을 주업으로 하는 콘텐츠 제공자들도 수백만 명에 이른다.

IDC차이나의 키티 폭 이사는 "콘텐츠 제공자들의 팁 수입에서 30%를 차감하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애플의 중국 내 매출을 급격히 늘려 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하지만 중국 사이버 공간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이들 콘텐츠 제공자들이 펜들에게 아이폰을 사지 말라고 유도할 수 있기 때문에 결국은 현명한 선택이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기술 커뮤니티에서는 이미 분노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스마트산의 루 용하오 CEO는 지난 11일 온라인에 게재한 글에서 애플의 조치에 대해 "역겹다"고 비난했다. 루는 중국의 트위터 격인 웨이보에서 1400만 명의 팔로워를 가진 인터넷 스타다. 중국 시장에서 안 그래도 현지 기업들에 고전하고 있는 애플 입장에선 이같이 나쁜 평판들이 또 다른 악재가 될 수 있다.


중국에서 온라인 팁이 돈이 된다는 사실은 이미 입증된 지 오래다. 중국의 아이아이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1억 명이 자신들이 읽은 온라인 콘텐츠에 대해 팁을 지불했고, 같은 기간 약 2억8000만 명이 자신들이 온라인으로 들은 음악에 대해 기꺼이 대가를 제공했다. 붐이 일고 있는 라이브 방송 분야는 톱 레벨일 경우 연간 수백만 위안을 팬들이 지불하는 팁으로 벌 수 있다.

텐센트의 모바일 메신저 위챗부터 정보 앱인 터우탸오, 즈후 등 중국의 가장 대중적인 앱들은 팁 지불 기능을 지지하고, 이를 통해 발전해왔기 때문에 애플의 수입 차감에 대해 탐탁지 않게 생각한다.

중국에서만 매달 약 9억 명이 쓰는 위챗은 아이폰 사용자에 대해 지난 4월부터 팁 지불 기능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애플과 오랫동안 논의를 했지만, 팁 기능과 관련한 합의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위챗측은 애플의 새로운 앱 스토어 정책의 영향에 대한 질문에 “위챗은 애플과 긴밀하게 접촉해왔다. 새로운 내용이 나오는대로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즈후 등 몇몇 기업들은 타협하기로 결정했다. 즈후는 애플의 인앱 팁 지불 기능을 자신의 앱 가장 최근 버전에 탑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의 새로운 정책은 아이폰을 통한 팁 수입에만 영향을 미치며, 안드로이드폰 사용자가 지불한 팁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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