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서촌 같은 명소로…서울 회현동 일대 '남촌' 거듭난다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 2017.06.07 17:59

(종합)내년까지 158억 투입… 지역 브랜드 개발, 주거환경 정비

서울시가 중구 회현동 일대 남촌을 북촌·서촌에 버금가는 도심 명소로 재탄생시키기 위한 도시재생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시는 7일 옛 남촌, 회현동 일대 50만㎡를 도심 명소로 재탄생시키는 '남촌재생플랜'에 내년까지 158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청계천 남쪽에 위치해 조선시대에 남촌으로 불린 회현동 일대는 서울 도심 한복판이면서도 20세기 초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한다. 북촌이 2000년대 이후 한옥조례 제정, 지구단위계획 등 다양한 지원책을 통해 한옥마을로 재생되며 유명세를 떨치는 것과 대비된다.
 
시는 북촌하면 한옥마을이 떠오르듯 남촌만의 고유 브랜드를 만들 계획이다. 조선시대 '남주북병'(南酒北餠·남산에서 빚은 술이 맛이 좋고 북부에서 지은 떡이 맛이 좋다는 뜻)이란 말에서 힌트를 얻어 남촌의 고유 술 브랜드를 육성하고 남아있는 옛 골목과 건축자산을 연결, 남촌 탐방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식이다.
 
아울러 남산 백범광장, 은행나무축제 등과 연계해 지역축제 프로그램을 정례화하고 ‘서울로 7017’과 이어지는 걷는 길 중심의 재생사업도 추진할 방침이다.
 
이번 계획은 △회현동(남촌) △중림동 △서계동 △남대문시장 △서울역 일대 총 5개 권역(195만㎡)을 아우르는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활성화계획'의 세부내용 중 하나다. 남산 예장자락 재생사업, 남산 애니타운 사업, 남산 역사탐방로 조성사업 등 기존 사업과 연계해 남산 통합재생을 완성한다는 의미도 지닌다.
 
시는 △회현 은행나무 △표암 강세황 집터 △회현제2시민아파트 △근현대 건축자산 밀집지역 △남산공원 등을 남촌 재생플랜의 5대 거점으로 선정했다.
 
우선 우리은행 본점 앞 회현 은행나무 주변 4779㎡는 보행 중심의 통합광장으로 조성된다. 회현 은행나무는 500년 가까이 이곳을 지키며 마을의 보호수로 지역주민들의 사랑을 받았다.

 
표암 강세황 선생의 집터로 추정되는 구립 경로당(내년 이전 예정) 자리는 강세황 선생의 이야기와 남촌의 문화를 담은 기념공간으로 꾸민다. 기념관과 역사공원, 갤러리 등이 만들어진다. 기념관과 남산 보행로를 직접 연결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적산가옥, 한옥 등 20세기초 근현대 건축물이 밀집한 회현동1가에는 주민 스스로 건축자산을 보존하고 가꿔나가도록 도시재생지원시설(앵커시설)이 들어선다. 지하 1층~지상 2층 연면적 221㎡ 규모의 시설로 일본 교토 이토노와의 재생거점 조성사례를 벤치마킹했다.
 
서울의 마지막 시민아파트인 회현제2시민아파트는 리모델링해 주거와 창작활동이 합쳐진 문화예술인 공간으로 만들어진다. 회현제2시민아파트와 남산공원을 잇는 길에는 산책로(무장애)와 전망쉼터(잠두봉)가 조성되고 남산자락 일부에는 아이들과 주민을 위한 생태숲 놀이터가 생긴다.
 
진희선 시 도시재생본부장은 "회현동 일대는 남산으로 인해 고도가 제한됐고 재정투자도 없어 주거환경이 열악하다"며 "이번 재생플랜을 통해 골목길이 재정비되고 숨은 역사자산이 개발되면 활력 넘치는 매력적인 동네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회현동 일대는 고도제한을 비롯한 까다로운 개발규제로 묶여 재생사업이 단기간에 지역 활성화로 연결되긴 쉽지 않아 보인다. 실제 ‘서울로 7017’ 개장을 전후해 중림동 일대 상가 시세가 2배 가까이 상승했지만 회현동 일대 상가는 이전 시세를 유지한다.
 
회현동 S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회현동 일대는 고도제한으로 묶인 채 오랫동안 방치됐다"며 "도시재생계획이 성공하려면 우선 주민들의 관심을 높이는 게 먼저"라고 귀띔했다. 회현동 일대는 1965년 최고고도지구 지정, 1979년 회현도시환경정비구역 지정 이후 이렇다할 도시계획이 없었다.

베스트 클릭

  1. 1 속옷 벗기고 손 묶고 "빨리 끝내자"…초등생이 벌인 끔찍한 짓
  2. 2 19층 어린이 층간소음 사과 편지에 18층 할머니가 쓴 답장 '훈훈'
  3. 3 "차라리 편의점 알바"…인력난 시달리는 '월 206만원' 요양보호사
  4. 4 졸혼 3년 뒤 "나 암걸렸어, 돌봐줘"…아내는 이혼 결심, 왜?
  5. 5 '명예훼손 혐의' 박수홍 형수 이모씨 선고, 하루 전 돌연 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