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PC제조사 '생존 게임'

머니투데이 타이베이=이해인 기자 | 2017.06.05 03:00

컴퓨텍스서 델·엔비디아 등 게이밍 신제품 공개…침체빠진 PC업계, 고성능 하드웨어로 탈출 시도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가 30일 '컴퓨텍스 2017' 기간 중 진행한 엔비디아 AI 포럼에서 게이밍 노트북의 새로운 디자인인 '맥스-Q'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이해인 기자

PC 제조사들이 게임 특화 제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계속되는 노트북 PC 시장 침체의 돌파구를 게임에서 찾으려는 시도다.

지난 3일(현지시간) 폐막한 글로벌 PC 제조사들의 신기술 경연장인 ‘컴퓨텍스 2017’에서는 델, 엔비디아, MSI, 에이수스 등 글로벌 기업들이 일제히 게임 관련 신제품을 선보이며 게이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델은 게이밍과 VR(가상현실)에 최적화된 인스피론 시리즈 신제품 2종을 공개했다. 이번에 발표한 신제품은 데스크톱PC ‘인스피론 게이밍 데스크톱’과 올인원PC ‘인스피론 27 7000 올인원’. 두 제품 모두 AMD 최신 중앙처리장치(CPU) ‘라이젠’이 탑재됐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성능 게이밍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엔비디아는 크고 무거운 게이밍 노트북의 두께와 무게를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는 새로운 그래픽처리장치(GPU) 플랫폼 ‘맥스-큐’(Max-Q)를 공개하기도 했다. 맥스-큐는 최신 성능을 유지하면서 전력소모와 발열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특징.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는 직접 맥스-Q 디자인을 소개하며 이를 적용한 새로운 게이밍 노트북은 기존 제품 대비 두께는 50mm대에서 20mm이하로, 무게는 약 4.5kg에서 2kg초반대로 절반 정도 줄어들지만 최대 3배 더 강력한 성능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이수스도 업계 최초로 라이젠 1700 프로세서를 탑재한 고성능 게이밍 노트북 ‘스트릭스(Strix) GL702GC’를 들고 나와 주목을 받았다. MSI는 인텔의 새로운 칩셋인 ‘X299’를 지원하는 메인보드 ‘MSI X299 게이밍 M7 ACK’ 등 총 5종의 신제품을 공개했다.


컴퓨텍스에는 참가하지 않았지만 국내 기업들 역시 게이밍 전문 제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동안 초슬림, 초경량에 초점을 맞춰왔던 삼성전자는 올해 초 첫 게이밍 노트북 ‘오디세이’ 시리즈를 출시했다. LG전자 역시 지난달 열린 ‘월드 IT쇼 2017’에서 게이밍 노트북 라인업 신설을 알리며 ‘15G870’을 발표했다. 단순히 게임을 실행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 게임 마니아들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수준의 하드웨어 사양과 성능을 갖춘 게 특징이다.
지난 1일 '컴퓨텍스 2017'에 마련된 조텍 부스에서 한 관람객이 VR(가상현실) 게임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이해인 기자

PC 업계의 이 같은 행보는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PC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한 시장 특화 전략이다. 가트너에 따르면 올 1분기 세계 PC 출하량은 작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다. 10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출하량이 6300만대까지 떨어졌다. 기업용 PC 시장은 그나마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일반 소비자 시장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반면 게임 분야는 성장을 지속하며 고사양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존 페디 리서치에 따르면 2018년까지 PC 게이밍 하드웨어 시장의 규모는 3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 강국으로 꼽히는 한국만 봐도 게이밍 하드웨어 시장의 성장세는 뚜렷하다. IDC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게이밍 PC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4.7% 증가했다. 월터 예 대만 타이트라 사장은 “PC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다다른 상황에서 게이밍 산업의 등장은 하이테크 기업들 사이 큰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게이밍 분야가 PC부품과 주변기기 공급 업체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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