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액정 재료는 손쉬운 배향 제어, 빠른 반응속도, 이방적(anisotropic)인 광학 특성을 갖고 있어 액정표시장치(LCD)나 광학 센서 등에 사용된다.
하지만 물질 특성상 액정의 결함은 불가피하게 발생한다.
윤 교수 연구팀은 이 결함을 단순히 없애는 데만 집중하지 않고 결함의 구조를 이해하고 형성 원리를 명확하게 규명하는 기초연구에 집중했다.
'위상학'이란 연결성이나 연속성 등 작은 변환에 의존하지 않는 기하학적 성질들을 다루는 수학의 한 분야이다.
'위상학적 결함의 상전이'는 2016년도 노벨물리학상의 주제이기도 할 만큼 기초과학 분야에서 중요하다.
우주 은하의 위상학적 구조적 원리도 이에 바탕하고 있어 많은 연구자들이 집중하고 있지만 너무 범위가 크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윤 교수팀이 고안한 플랫폼의 위상학적 결함 구조는 광학 현미경으로 관찰이 가능한 수준의 크기이다.
또 결함의 상전이가 일어나는 시간도 수초에서 수분 단위이기 때문에 관찰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물 위에 기름이 떠다니는 현상을 이용, 물 위에 얇은 액정재료 막을 형성해 액정 분자들의 움직임이 제한적이지 않은 환경을 조성했다.
이런 환경에서 온도를 변화시켜 그 구조체를 구성하는 분자와 분자 사이의 미세한 상호작용이 기판에 의한 표면효과보다 훨씬 큰 점을 이용, 위상학적 결함의 상전이를 연속·직접적으로 관찰할 수 있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윤 교수는 "액정 결함에 관한 연구는 20세기 초반부터 약 100여 년 간 위상기하학을 연구하는 물리, 수학자들에 의해 연구됐지만 결함의 형태 전이를 세밀하게 직접적으로 관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번 연구 결과는 산업적 측면 뿐 아니라 기초 학문에 세계적 공헌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의 5월 30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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