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에서 투자자로 변신…"돈과 꿈 두마리 토끼 잡았죠"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 2017.06.02 04:52

[피플]김서준 삼미가 대표

김서준 삼미가 대표
노후에 대한 고민으로 불안하지 않을 정도로 돈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돈만 좇고 싶지는 않다. 이 세상에 태어나 사회에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 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지난달 29일 서울 은평구 한 카페에서 김서준 삼미가 대표(43·사진)를 만나 그 답을 찾아봤다.
 
김 대표는 부동산업계에서는 ‘토미’(土美)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져 있다. 영어 이름 같지만 ‘흙토’와 ‘아름다울 미’라는 한자어를 따왔다. 언뜻 연결고리가 쉽게 안 떠오르지만 그녀의 철학이 담겨 있다.
 
“제가 하는 일이 땅과는 뗄 수 없죠. 단순히 돈을 버는 게 아니라 공간을 아름답게 바꾸고 그 속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좀더 편안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세상을 이롭게 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붙였어요. 너무 거창한가요?”
 
그녀는 노후된 건축물 설계를 하는 기획자이자 리모델링 회사의 대표다. 지금까지 설계 및 시공한 건물만 1000건이 넘는다. 삼성물산과 롯데건설 등 국내 대기업 건설업체의 주택설계에 참여하고 스미토모상사, 닌텐토, 한국네슬레 등 글로벌 기업의 한국 본사 설계와 시공을 도맡아왔다.
 
최근에는 노후주택 리모델링 전문가로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쉽게 말해 오래된 주택과 상가를 쓸모 있게 바꾸는 일을 한다. “재개발을 앞둔 지역의 집들은 정말 10년 이상 방치돼 있는 경우가 많아요. 살기에도 불편하지만 외관상으로도 흉물스럽죠.”
 

직접 오래된 가옥을 매입해 리모델링도 한다. “누구나 살고 싶어하는 집으로 바꾸면 거들떠보지도 않던 주택도 살고(live) 싶어지고 사고(Buy) 싶어하더라고요. 가치가 올라가고, 자연스럽게 재테크도 되는 거죠.”

지난해 세종대학교에서 부동산에 관심 있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건축과 부동산의 흐름, 투자법에 대해 강의 중이다. /사진제공=김서준
일례로 서울 마포구 공덕에 위치한 1970년에 지어진 낡은 건물을 쓸모 있게 바꿔 1억원 넘는 차익을 남겼다. 본인이 가장 잘 아는 일을 통해 재테크를 하는 셈이다.
 
“그동안 제 주머니에 돈 넣는 것에 관심이 있었다면 이제는 남의 주머니에도 돈을 넣어주고 싶더라고요.” 그녀가 집과 리모델링, 재테크에 관한 강의를 시작한 배경이다. 다음달에는 일반인들도 쉽게 배우고 참고할 수 있는 리모델링에 관한 책도 출간한다.
 
그녀는 뜻이 맞는 지인들과 ‘마음카페’(가칭) 오픈을 준비 중이다. “솔직히 요즘 사는 게 너무 빡빡하잖아요. 고정적인 수입 외에 재테크를 해야 하고 아이를 키워야 하고 다른 시간적, 마음적 여유가 없어 보여요. 특히 미혼모나 부모의 그늘이 없는 청소년들처럼 사회적인 관심이 필요한 사람들이 편하게 와서 이야기하고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카페를 만들고 싶어요.”
 
카페의 수익은 ‘돈’이 아닌 사람의 ‘마음’이다. 카페 주주의 조건도 ‘선량한 사람’이다. 그녀가 생각에만 머물지 않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것도 당장 먹고사는 걱정에서 아주 조금은 자유로워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가장 많이 한 일, 또 잘하는 일과 재테크를 연결시켜 보세요.” 그녀는 재차 강조했다.
 
국내 도시재생의 한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주택은 ‘보유’에서 ‘거주’로 ‘거주’에서 ‘이용가치와 사용’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노후주택을 고치고 싶어도 관련정보가 제한적이고 믿고 일을 맡길 만한 업체가 많지 않는 것도 현실이죠. 정부와 지자체, 지역 주민들이 같이 고민하고 풀어야 할 문제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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