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외수, “이래도 제가 종북좌파입니까”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 2017.05.30 15:54

[인터뷰] 12년 만에 장편소설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 낸 소설가 이외수…“홍익인간의 이념 설파할 것”

12년 만에 새 장편소설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를 낸 소설가 이외수. 그는 "홍익인간의 이념을 다시 설파하기 위해 이 책을 냈다"며 "상식과 원칙, 도덕성을 회복해 장인정신이 근간인 대한민국 문화의 뿌리를 다시 찾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김고금평 기자

‘보복’이라는 말을 제목 첫 자리에 세우고 12년 만에 장편 소설을 낸 소설가 이외수(71)는 대한민국 보수 정권이 만든 지난 역사에 대해 단죄를 내리고 싶어하는 듯했다.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해냄)라는 제목의 소설은 희화와 스릴이 공존하는, 마르케스식 ‘마술적 리얼리즘’이 도드라진다. 식물과 교감하는 주인공의 ‘채널링’ 능력은 무한 판타지로, 22조 원이 투입된 4대강 사업은 현실의 거울로 각각 대응한다.

4대강 소재가 이명박 정권을 향한 것이냐는 물음에 작가는 “상징 인물이지 구체적 인물은 아니다”며 수위를 조절하면서도 “독자가 알아서 판단할 문제”라고 했다.

작가는 30일 2권으로 이뤄진 장편소설 기자간담회에서 발간 목적을 “홍익인간의 건국이념을 되새기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정신을 다시 알리기 위해서예요. 한국인의 문화적 뿌리는 장인정신인데, 그간 등한시해 온 게 사실이거든요. 그러다 보니, 문학이나 예술 같은 분야의 열등감도 떨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거죠. 블랙리스트가 그냥 나온 게 아닙니다.”


블랙리스트 목록에는 없지만,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사찰자 명단에 올랐다고 밝힌 작가는 “나의 불만으로 모든 일이 막히고 활동은 축소되면서 수시로 집에 쌀이 떨어지는 고초를 겪기도 했다”며 “이 소설은 원칙이 되살아나고 도덕성이 회복되고 상식이 되찾아지는 정신을 얘기한 것이며 그것이 곧 ‘홍익인간’의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세상을 썩지 않게 만드는 방부제가 되레 부패촉진제 역할을 해서 그에 걸맞은 등장인물을 상징화했어요. 인간은 행복해지기 위해 사랑하는 것이고, 사랑은 아름답지 않은 것에서 탄생할 수 없어요. 그런 아름다운 예술을 다 막으면 행복해질 수 있나요? 제가 북한을 특히 싫어하는 이유가 예술을 체제유지의 도구로 이용하기 때문이에요. 이래도 제가 종북좌파입니까?”

이날 마침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로 도종환 의원이 지명됐다. 작가는 이에 대해 “(도 의원이) 시인 출신이라 문화예술에 대한 가치관이 남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기존 가치관을 수정하는 데 앞장서 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소설은 강원도에서 수목원을 운영하는 정동언이 식물과 대화하는 능력으로 억울한 사람의 앙갚음을 대신 해주는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를 차려 보복에 나서는 이야기를 담았다. 여기에 검사, 언론 등이 합류해 악을 응징한다는, 단순하지만 읽는 재미가 남다르다. 작가 인생 43년 중 모바일로 연재한 첫 소설로, 지난 2월 카카오페이지에 연재하면서 40만 독자를 끌어모은 ‘온라인 베스트셀러’이기도 하다.

위암과 유방암, 폐기흉과 싸우며 완치 판정을 받은 작가는 “10여 년간 달과 채널링을 해오는 등 우주의 기운에 관심이 많다”며 “이번 소설은 나무를 소재로 했지만, 앞으로 물, 불, 흙, 쇠를 차례로 다루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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