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수수료 돈 안돼"…증권사 IPO부서 직접투자 급증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김명룡 기자 | 2017.05.30 04:29

KB 올해 프리IPO 등 자기자본투자 규모 300억원으로 확대…한투·미래·NH 등도 확대 예고

IPO(기업공개) 주관 수수료가 1~2% 수준으로 고착되면서 주요 증권회사의 IB(투자은행) 부서들이 수익 확대를 위해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 등 PI(자기자본투자)에 나서고 있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 대형 증권사의 경우 ECM(주식자본시장) 분야 자기자본투자가 필수 영역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등 대형사 위주로 올해 IPO 조직에서 자기자본투자를 확대하는 움직임이 눈에 띈다.



증권사의 비상장기업에 대한 프리IPO 투자는 수익 확대와 기업고객 확보 차원에서 주목받는 영역이다. 상장 전부터 기업과 유대 관계를 형성하며 IPO 주관부터 향후 자금조달, 추가적인 기업금융서비스 등에서 다른 증권사보다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IPO 주관 수수료가 일정 규모 이상 상장 기업의 경우 공모자금의 1~2% 수준으로 하향 평준화되면서 수익 증대에 비상이 걸린 점도 자기자본투자 확대 배경이다. 2~3년 뒤 상장이 기대되는 성장기업에 직접 투자해 수수료 외 자본수익을 노릴 수 있다.

현대증권을 품으며 초대형IB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KB증권은 최근 프리IPO 등 자기자본투자 확대에 가장 적극적이다. KB증권은 IPO를 담당하는 ECM본부에서 지난해부터 자기자본투자를 시작했다. 지난해 디에스글로벌 등에 1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했다.

올해는 자기자본투자 규모를 200억~300억원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올해 들어서만 이미 노랑풍선, 클라우드게이트, 나무기술, 비즈니스온커뮤니케이션, 팀그레이프 등에 직접 투자를 단행했다. 특히 지난해 투자한 디에스글로벌을 비롯한 일부 기업의 경우 올해 IPO를 준비하고 있어 직접 투자를 통한 이익 회수 등 성과가 가시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1500억원 규모의 프리IPO 신탁 상품을 모집하고 있다. 지난해 1000억원 규모의 프리IPO 펀드 상품에 이어 올해는 규모를 더 키워 개인투자자 위주 상품을 내놓았다. 해당 상품은 상장이 예상되는 비상장기업 지분에 투자하는 펀드다. 지난해 조성한 1000억원 규모 프리IPO 펀드에는 한국투자증권이 자기자본투자로 300억원을 넣었다. 올해 상장 절차를 밟는 게임회사 펄어비스에도 한국투자증권은 80억원을 직접 투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펄어비스의 IPO 주관사를 맡았다.

미래에셋대우 IB본부는 지난해 5억원을 프리IPO에 투자했고, 올해는 현재까지 약 40억원의 규모의 자기자본투자에 나섰다. 투자액은 젠바디와 엘엔피코스메틱에 각각 30억원과 10억원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호전실업과 클리오에 각각 30억원씩 프리IPO 투자를 집행했다. 올해는 아직까지 프리IPO 등 자기자본투자 집행실적이 없지만 적극적으로 투자대상을 물색할 계획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IPO 시장에서 주관사를 따내기 위한 증권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500억원 이상 공모를 진행하는 상장 기업의 경우 주관수수료가 공모자금의 1~2% 수준으로 고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수료 외 수익이 필요한 증권사 입장에선 자기자본으로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에 직접 투자하며 성장의 과실을 함께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프리IPO 투자가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IPO를 추진하는 기업 입장에서도 주관사가 직접 투자한 회사라는 마케팅 전략을 앞세우며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프리IPO 투자는 각 증권사 IPO본부가 확보한 인력과 네트워크를 통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놓칠 수 없는 사업 영역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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