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도 절반만 참여…두산인프라코어 BW 흥행할까?

머니투데이 김훈남 기자 | 2017.05.29 16:45

두산重 인수가능 금액의 절반 900억 사기로, 자회사 투자는 확정안돼…BW로 차입막는다 비판 부담작용할 듯

두산인프라코어가 BW(신주인수권부사채) 5000억원어치를 발행하며 자금조달에 나섰다. 만기가 가까워진 채무를 BW 조달을 통해 갚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최대주주인 두산중공업이 우선 인수가능한 물량의 절반만 소화하기로 하면서 흥행 여부가 불투명하다. 특히 두산 그룹 계열사의 잇따른 BW 발행으로 근본적인 기업 재무구조 개선보단 시장의 투자금으로 빚을 돌려막는다는 비판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26일 장 마감 후 BW 5000억원어치 발행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기존주주에게 지분율대로 우선 청약권을 주고 일반공모 물량을 받는 '주주우선공모' 방식이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가 발행을 주관하며 기존 주주 청약일은 7월24~25일, 일반 공모는 같은 달 27~28일 이틀씩이다.

회사는 BW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에 보유 현금을 더해 올해 하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영구채 5500억원어치와 회사채 2300억원어치 등 단기차입금을 상환할 예정이다.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가 1년 안에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은 1조3689억원으로 직전 분기 9521억원 대비 43.8%(4168억원) 증가했다.

최대 연이자 8%에 달하는 단기차입금을 줄이기 위해 BW를 발행하는 셈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회사채 신용등급이 BBB-에 부정적 전망 평가(한국신용평가 기준)를 받은 두산인프라코어로선 BW를 통한 자금조달이 수월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문제는 최대주주 두산중공업의 참여비율이다. 두산중공업은 본사가 600억원, 자회사가 300억원어치 BW를 사들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두산중공업의 지분율은 36.4%. 1820억원어치를 인수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절반만 참여하는 셈이다. 이마저도 두산중공업 본사 투자금은 600억원으로 결정됐지만 자회사는 투자 방침을 세웠을 뿐 청약 당일까지 물량을 조정할 여지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금 유동성이 떨어지는 두산그룹 사정과 두산중공업이 2014년 RCPS(상환전환우선주) 발행 당시 자회사 지원을 600억원으로 제한한 점, 두산중공업 주주들의 반발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업계는 풀이했다. 결국 최대주주의 자금 지원은 제한하면서 만기 채무 '폭탄'을 투자자에게 돌린다는 비판이 나온다.

올해 3월 두산그룹 계열사인 두산건설이 1500억원어치 BW 발행에 나섰지만 흥행에 참패한 점도 부담이다. 당시 일반 공모청약경쟁률이 0.0374대 1에 그치면서 총액인수조건에 BW 발행에 나섰던 증권사들이 1444억원어치 물량을 떠안았다. 두산건설의 악화된 재무 상태가 부각되고 시장의 투자금으로 차입금을 돌려막는다는 지적이 나오며 투자 매력이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의 부채비율이 높은 데다 BW 전환 시 발행 주식총수의 21%가 늘어나는 주식가치 희석 부담이 있다"며 "두산중공업은 자사 주주에 대한 반발로 인해 900억원이상 참여가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두산인프라코어 주가는 주식가치 희석에 대한 부담으로 전 거래일 대비 13.54% 하락한 주당 7790원에 거래를 마쳤다. 향후 주가 추이와 상승 가능성이 BW 흥행 여부에 직결되는 만큼 7월 하순까지 주가 흐름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모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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