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화려한 패턴으로 시원하게!

머니투데이 홍준석 기타(계열사) 기자 | 2017.06.14 10:02

SOLAR BEAT

달아오른 태양이 허락한다.

해가 거듭될수록 여름이 빨라지는 것을 온몸으로 느낀다. 재킷과 니트는 미처 옷장 밖을 나오지도 못한 채 제자리를 지키고 있고 ‘100년 만의 폭염’이라는 뉴스는 더 이상 놀랍지도 않다. 그렇다고 여름을 미워하거나 봄을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2017년 봄/여름 컬렉션은 태양 속에서 태어난 것처럼 어느 때보다 화려하고 강렬하다. 섣불리 야자수 몇 개 그려진 셔츠를 생각한다면 그야말로 오산이다. AMI
먼저 알로하셔츠는 브랜드 고유의 색을 입고 더욱 새로워졌다. 비비드한 컬러와 발랄한 일러스트로 사랑받는 아미와 하이더 아커만은 특유의 컬러감에 플로럴 프린트를 더한 오픈칼라 셔츠를 선보이며 플로럴 프린트가 더 이상 봄의 전유물이 아님을 증명해 보였다. 마르니 또한 그간 보여준 간결한 디자인에 적도의 열대 우림을 연상시키는 프린트를 더했다. 해변에서뿐만 아니라 타이를 매도 어색하지 않은 트로피컬 셔츠를 마르니에서 만날 수 있다. 알로하셔츠가 다소 부담스럽거나 식상하다고 생각돼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미쏘니와 이세이 미야케는 레드, 오렌지, 옐로 등 태양을 닮은 컬러를 패턴화시켜 어렵게만 느껴지던 에스닉풍 의상을 레게 느낌으로 재해석했다. 단독으로 입으면 어떠한 아이템보다 개성을 드러낼 수 있고 포멀한 옷과 매치하면 지루할 틈이 없다. 여름옷의 범주 또한 반소매 셔츠나 쇼트 팬츠 같은 기본적인 아이템에 그치지 않고 더욱 확대되었다. 옷 전체를 야자수 프린트로 채운 딕 비켐버그의 수트는 고정관념을 깨며 클래식한 느낌에 청량감까지 더하는 한편 여름 수트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발맹은 카디건 같은 니트웨어의 경우 굵은 조직감으로 통풍을 수월하게 해 여름과 더욱 가까워졌다. 이러한 굵은 그물 짜임의 니트웨어는 자칫 과해 보일 수 있는 다양한 컬러들을 만나 화려함과 시원함을 선사한다. 고채도의 컬러가 오히려 답답하고 더워 보이지 않을까 걱정된다면 패턴에 주목하자. 비비드 컬러, 카무플라주, 페이즐리 패턴이 만나 이그조틱한 조화의 극대화를 이루며 재킷과 셔츠, 액세서리 등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러한 아이템들은 경쾌해 보이는 것은 물론 스타일에도 재미를 더한다. HAIDER ACKERMANN


그동안 여름 남자 패션은 ‘심플리즘’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만큼 단순했다. 베이식한 무지 티셔츠와 쇼 트 팬츠, 데님 팬츠가 주를 이루며 ‘시원하게, 편하게’라는 한 가지 목표만을 좇는 듯 보였다. 물론 흰 티셔츠와 데님 팬츠는 남자에게 영원한 클래식이자 실패 확률 제로의 법칙이지만 개성을 중시하는 요즘 시대에는 어딘가 부족하다. 게다가 거리에 나가면 의도치 않게 모르는 사람과 트윈 룩이 되는 민망스러운 상황까지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그렇다고 무작정 화려함에 치중했다가는 역효과를 부르기 십상이다. 이런 고민거리를 가진 남자들에게 2017년 봄/여름 컬렉션은 그 어떤 청량음료보다 확실한 해결사다. 태양의 추파를 받아서일까. 여름에는 다른 계절보다 와일드한 면모를 보이고 싶은 용기가 생긴다. 이러한 마음을 아는 듯 저마다 열기를 더한 옷들이 밀물처럼 밀려든다. 듣고 마실 때보다 입을 때 가장 빛을 발하는 트로피컬의 향연. 우리는 그저 입고 즐기기만 하면 된다. 길어진 해만큼 시간은 충분하다. MAR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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