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가리고 아웅"…중·고교 빠진 '학원 일요일 강제 휴무제'

머니투데이 최민지 기자 | 2017.05.29 15:20

시도교육감協, 유·초등만 강제 휴무 제안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총회가 26일 오후 충남 부여군 롯데리조트에서 열린 가운데 참석한 교육감들이 회의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 자리에서는 학원휴무제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사진=뉴스1


전국 시·도교육감들이 유·초등 학원의 일요일 영업을 제한하는 법 개정을 교육부에 건의하기로 합의했지만 일요일에도 학원에 나가는 초등학생은 100명 중 3명 꼴에 불과해 제재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는 29일 5월 총회결과를 발표하며 "우리나라 아동의 과도한 학습 시간, 극심한 경쟁과 사교육 우려, 아동의 권리 보장을 위해 ‘학교 교과 교습학원·교습소·개인과외 교습자의 유아 및 초등학생 일요일 휴무제 법제화’를 제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안건은 서울교육청이 제안했다. 총회에 참석한 교육감들은 모든 학원에 휴무제를 도입하는 1안과 유·초등 학원에만 휴무제를 적용하는 2안 가운데 2안을 택했다. 시교육청은 2안을 제시하며 "학원업계의 반발, 학생들이 주말에 대도시의 학원에 다니는 일부 농어촌 지역의 실정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교육감들의 의견이 받아들여지면 유·초등생을 대상으로 한 학원들은 일요일에 무조건 문을 닫아야 한다.


하지만 이번 교육감들의 제안은 사교육 억제 효과가 거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초등학생 가운데 일요일까지 학원에 나가는 학생 수는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서울교육청이 교육감협의회에 제출한 올해 조사에 따르면 관내 초등학생 3266명 중 매주 일요일 학원에 나가는 학생은 27명(0.8%)에 불과했다. 필요시 일요일에 학원에 나간다고 응답한 학생 역시 62명(1.9%)에 그쳤다. 반면 이번 제재 방침에서 제외된 중학생의 경우 33.2%가, 고등학생은 34.3%가 일요일에도 교과학원에 다닌다고 답했다(2014년 조사 기준).

교육단체들은 이번 교육감의 제안이 기존 사교육 제재 방침에서 퇴보했다며 반발했다. 실제로 서울시교육청의 설문 결과 초등학생 학부모의 82.4%(2017년 기준), 중학생 학부모의 71.3%(2016년 기준), 고등학생 학부모의 62.9%(2016년 기준)가 학원·개인과외 일요일 휴무제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쉼이있는교육 시민포럼 관계자는 "학원 일요일 강제 휴무제에 중·고교생을 제외한 건 학원 업계의 반대를 지나치게 의식한 것"이라며 "이번 교육감협의회 결정은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베스트 클릭

  1. 1 '외동딸 또래' 금나나와 결혼한 30살 연상 재벌은?
  2. 2 의정부 하수관서 발견된 '알몸 시신'…응급실서 실종된 남성이었다
  3. 3 "나이키·아디다스 말고…" 펀러닝족 늘자 매출 대박 난 브랜드
  4. 4 BTS 키운 방시혁, 결국 '게임'에 손 댔다
  5. 5 월급 그대론데 지갑 빵빵해졌다?…평택 '이 동네' 함박웃음 짓는 이유[르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