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악화에 매장 줄인다…중기면세점 눈물겨운 버티기 전략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 2017.05.29 04:30

SM면세점 시내면세점 2개층 축소…中 사드보복 직격탄, 매출 줄고 손실 늘고

"브랜드 사정에 따라 정상영업이 불가하다"며 매장 영업을 중단한 서울 인사동 SM면세점 5층 드라마몰. /사진=조철희 기자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으로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 발길이 끊기면서 브랜드가 약한 중소·중견 면세점의 타격이 심화되고 있다. 영업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최근엔 매장 면적을 축소해 손실을 줄이려는 고육지책까지 펴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서울 인사동에 시내면세점 서울점을 정식 개장한 SM면세점은 최근 이 매장의 축소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는 지하 1층~지상 5층 6개층에서 상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4개층(지상 1~4층)에서만 상품 영업을 하고, 나머지 층은 다른 용도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상품 판매매장 면적은 2개층 줄어든다. 한류 체험형 콘텐츠를 앞세워 차별화 요소로 강조했던 5층 '드라마몰'은 이미 영업을 중단했다. 인기 한국 드라마나 쇼 프로그램에 등장한 중소기업 상품 브랜드를 입점시켜 수출 기지 역할을 하겠다는 당초 포부도 원점으로 돌아갔다.

SM면세점 관계자는 "드라마몰 존폐 여부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며 "상품 판매점 축소는 비용 최소화를 위해 올해 초부터 검토해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면세점 업계에선 목표에 훨씬 못미치는 실적이 지속되고, 최근에는 사드 보복에 영업 부진이 심화돼 매장 축소 조치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SM면세점은 시내면세점과 인천공항점을 합해 지난해 매출액 941억원, 영업손실 279억원을 기록했다. 당초 시내면세점에서만 35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크게 미치지 못했다.


올 들어서도 실적 부진이 지속돼 1분기 매출액은 251억원에 머물렀고 영업손실은 82억원에 달했다. 전년과 비교해 분기 매출은 줄고 영업손실은 늘어난 셈이다. 지난해 SM면세점과 비슷한 시기에 시내 점포를 개장한 신세계면세점의 경우 1분기 매출액 1832억원, 영업손실 16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매출은 7분의 1 수준인데 영업손실 규모는 5배 이상 큰 것이다.

또 다른 SM면세점 관계자는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면세점 매출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정부가 신규 특허를 늘려 면세점 업계 경쟁이 점점 심화되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SM면세점은 매장 면적 축소 뿐 아니라 앞으로 중국인 단체관광객 의존에서 탈피해 동남아시아 등 다른 지역과 개별여행객에 초점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모기업인 하나투어의 국내외 여행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대기업 면세점들과 차별화한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면세점 업계 외국인 고객수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45.5% 급감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고객 매출액은 6.9% 감소했다. 한 달 앞선 3월에 비해서도 외국인 고객수와 매출액은 각각 19.2%, 11.2% 줄었다.

악화된 영업 환경에 중소중견 면세점들부터 취약한 경쟁력이 드러나자 면세점 주무부처인 관세청은 이달 중순 간담회를 개최하려다 뚜렷한 이유 없이 연기했다. 간담회는 업계의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건의를 수렴한다는 취지지만 때늦은 현장행정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면세점에 대기업 특혜 산업이라는 정치 논리를 적용한 것이 문제였다는 해석도 있다. 면세점은 백화점 등 다른 유통업과 달리 대부분 제품을 직접 매입하고 대규모 물류 시스템을 갖춰야 하는 만큼 자금 여력이나 브랜드 협상력이 떨어지는 중소·중견기업이 운영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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