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 오피스빌딩에 임대 '큰 손'…실속은 '글쎄'

머니투데이 홍정표 기자 | 2017.05.29 04:45

1조원대 옛 하나은행 본점도 매입 추진…인수 빌딩들 높은 공실률 숙제로

부영그룹 중구 본사 사옥 전경/사진=부영그룹
부영그룹이 오피스빌딩 추가 인수를 추진하며 업무용빌딩 시장에서 외형확대에 나섰다. 빌딩임대사업을 키워 안정적인 성장을 이루려는 사업다각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앞서 인수한 빌딩들의 공실률이 매우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28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부영은 매각가 1조원으로 추정되는 서울시 을지로 소재 KEB하나은행빌딩(옛 외환은행 본점) 인수전에 뛰어 들었다. 매각주관사인 삼정KPMG가 지난 23일 진행한 본입찰에 부영과 롯데그룹, 이지스자산운용 등 5곳 이상이 입찰 제안서를 제출했다.

KEB하나은행은 을지로 사옥 매각을 위해 지난해 삼정KPMG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6개월 이상 준비를 해 왔다. KEB하나은행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원매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다음달 중에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이어 올해 하반기 매매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KEB하나은행 을지로사옥은 대지면적 1만1742㎡에 지하 3층~지상 24층으로 건설된 건물로 연면적 7만4834㎡ 규모며 현재 시세는 8000억원 수준이다. 1981년 완공돼 외환은행 본점으로 35년간 사용됐으나 하나금융그룹이 신사옥을 완공하는 시점에 맞춰 매각을 추진해왔다.

해당 건물은 현 상태로 임대할 수도 있지만, 재건축으로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다. 현재 용적률은 436%이지만, 최고 용적률 800% 및 명동관광특구 내 최고 높이 기준 90m를 적용할 경우 현재보다 약 2배 가까이 더 큰 건물을 지을 수 있다.

부영이 오피스빌딩을 잇따라 인수하는 것은 임대사업으로 유입되는 안정적인 자금을 바탕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 임대주택을 지을 수 있는 택지공급이 줄어들면서 사업을 다각화할 필요성도 생겼다.


부영은 지난해 1월과 9월 각각 서울시 태평로 소재 삼성생명 사옥과 을지로 삼성화재 사옥을 총 1조여원에 인수했고, 올해 3월에는 인천광역시 연수구에 위치한 포스코건설 송도사옥을 3000억원에 매입했다.

부영이 인수한 빌딩 공실률이 좀처럼 줄지 않는 것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부영태평로사옥(구 삼성새명 사옥) 및 을지로사옥(구 삼성화재 사옥)은 공실률이 50%가 넘어 도심 업무용 빌딩 평균 공실률 15%를 크게 상회한다. 높은 공실률은 우수 장기 임차인을 구하기 위해선 불가피하다는 시각도 있지만 분명 해결해야 할 과제다.

부영은 태평로사옥 인수 당시 원소유자였던 삼성생명에게 빌딩 매입자금 5717억원의 60.3%인 3450억원을 금리 3%대에 빌렸고, 을지로사옥도 삼성화재로부터 빌딩 매입자금 4380억원의 절반 수준인 2120억원을 비슷한 조건으로 조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빌딩 매입에 사용하려던 자금을 계열사 등에 대여함으로써 운영 효율성을 제고해 높은 사옥 공실률에도 손실은 거의 없다.

부영관계자는 "우수 임차인을 유치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며 "이에 따른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자금 운영 효율화 등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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