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의 바둑천재 힘모았지만… 알파고, 단체전도 '완승'

머니투데이 이하늘 기자 | 2017.05.26 17:59

세계대회 우승 5인 구성 中 대표에 불계승…인류 마지막 AI 대국 승자는 이세돌?

26일 중국 저장성 우전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바둑의 미래 서밋'에서 중국 대표가 알파고와 상담기 대국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 구글
5명의 세계 최정상급 바둑 천재들이 머리를 맞댔지만 구글 AI(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바둑 대결에서 완패했다. 이로써 향후 인간이 바둑에서 AI를 이길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세돌 9단이 AI와의 대국에서 승리를 거둔 마지막 인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26일 오후 중국 저장성 우전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바둑의 미래 서밋' 상담기 대국에서 알파고(백)는 스웨·천야오예·미위팅·탕웨이싱·저우루이양 9단이 힘을 모은 '중국대표'(흑)를 제압하고 승리를 거뒀다.

이번 상담기는 사람이 AI를 상대로 이길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사실상 마지막 실험이었다. 지난해 3월 이세돌 9단은 4승1패로 알파고와 상대전적에서 완전히 밀렸다. 더욱 업그레이드된 알파고는 지난 23, 25일 세계랭킹 1위 커제 9단과의 2차례 대국에서 완승을 거뒀다. 27일 예정된 마지막 대국 역시 알파고의 승리가 당연시 되는 분위기다.

이미 알파고는 올해 온라인 바둑 사이트에서 정상급 유명 바둑기사들과 60차례 대국을 펼쳐 전승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국을 앞두고도 AI 전문가들은 물론 바둑계 인사들까지 모두 1대 1 대국에서는 사람이 AI를 이길 수 없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이번 상담기는 양상이 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모든 기사들은 자신만의 바둑을 두는 스타일, 기풍이 있다. 초반에 강한 대신, 후반 끝내기에서 허점이 있는 기사가 있는가 하면 포석은 약하지만 국지적인 전투에 능해 승부를 뒤집는데 능한 기사도 있다. 끝내기에 강한 기사는 잡은 승기를 놓치지 않고, 설령 다소 뒤진 상황에서도 승부를 역전시킬만한 힘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이세돌 9단은 전투에 능한 승부사적 기풍이 장점이고 이창호 9단은 두터운 바둑으로 자신의 페이스를 이어가는 스타일이다.

중국 대표 5명은 모두 세계대회 우승 경험이 있는 최정상급 기사들로 저마다의 장점이 있다. 각각의 강점을 하나로 묶고, 단점은 나머지 4명이 보완한다면 알파고와 맞설 수 있다는 희망 섞인 분석도 있었다. 실제로 대국 중반 우상변에서 진행된 알파고와의 패싸움에서 흑이 크게 승리하면서 대국 전체의 판을 뒤집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가 커졌다.


하지만 알파고는 중앙에 포진한 흑의 세력을 완전히 무너뜨리며 다시 승기를 잡았다. 바둑TV 해설을 맡은 목진석 9단은 대국 중반 이후 "이제 돌을 던져야 할 상황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알파고의 승리를 예상했다. 또한 중간 계가 후 "흑은 60집을 확보했지만 백은 61집 이상을 가져갈 것"이라며 "차이는 이미 많이 벌어졌다"고 단언했다.

중국 바둑은 덤으로 백에게 7집반을 준다. 덤을 받지않고도 알파고가 승리하는 일방적인 대국이 진행된 것. 결국 중국 대표가 254수만에 돌을 던지면서 알파고의 불계승으로 이번 단체전은 끝이 났다.

승패를 떠나 수를 계산하는 시간의 격차도 크게 벌어졌다. 알파고는 10여 초반에 착수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대국 중 사용한 시간은 1시간 10분여에 불과했다. 반면 중국 대표는 대국 도중 제한시간인 2시간30분을 모두 소진했다. 이후 1분 초읽기로 수를 이어갔다.

한편 이날 오전에는 알파고와 최정상 기사가 한편이 돼 호흡을 맞추는 페어 대국(복식)이 진행됐다. 중국 구리 9단-알파고 팀(흑)과 렌샤오 8단-알파고 팀(백)의 경기에서는 초반 열세였던 백이 알파고와 렌샤오의 호흡을 통해 역전에 성공했다.

사람과 알파고가 번갈아 수를 두는 이 대국은 AI가 사람과 교감하고 호흡을 맞출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실험의 성격이 컸다. 바둑계와 AI 전문가들은 알파고는 파트너의 수의 흐름을 읽고 이를 지원, 혹은 보강하는 수를 두면서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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