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 공시생이 돌아온다…1.2만명 추가채용 노량진 '들썩'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방윤영 기자 | 2017.05.26 16:07

"끝인줄 알았는데…" 대부분 반기는 분위기, 지원자 늘까 걱정도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시절 서울 노량진 한 고시학원을 방문해 공공일자리 확대 의사를 밝혔다./사진=이동훈 기자

공무원 추가 채용 소식에 서울 노량진 학원가 분위기가 심상찮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이른바 ‘공시생’ 대부분은 희망이 생겼다며 추가 채용을 반겼다. 학원들은 추가 강의를 개설할 태세다.

26일 노량진 학원가에서 만난 강지훈(24·가명)씨는 1년째 경찰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이다. 강씨는 “3년째 공부하는 친구가 있는데 포기하려다가 다시 한 번 해보기로 마음을 바꿨다”며 “다들 긍정적인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어지는 학원 수업에 힘들만한데 강씨 얼굴은 환했고 기대감에 부푼 목소리였다. 강씨는 채용인원이 2배 가까이 늘어나면 경쟁률도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26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 한 공무원시험 학원에서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사진=방윤영 기자

올 3월 치뤄진 1차 경찰공무원 필기시험 전체 경쟁률은 46.3대1로 지난해(39.4대1)보다 높아졌다. 올해 9급 공채 필기시험에는 22만8368명이 원서를 접수해 17만2691명이 응시했다. 경쟁률은 35.2대 1을 기록했다. 상반기 9급 공채 선발인원은 4910명이다.

정부는 6월 중 공무원 시험 채용 공고를 내고 10월에 시험을 치를 예정이다. 소방, 경찰, 사회복지, 군무원·부사관 각각 1500명, 근로감독관 등 생활안전 분야와 교사 각각 3000명 등 총 1만2000명을 추가 채용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올 공무원 채용 규모는 6만여명에 달한다. 역대 최대다.

특히 이미 올해 채용을 완료한 직군의 공시족에게는 기회가 한 번 더 생기는 셈이다. 올 6월 예정된 9급 공무원 시험의 경우가 그렇다.

박세진(26)씨는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공부하는 친구들은 생활비가 많이 들어 2년 안에 끝내자는 생각으로 공부한다”며 “올해 기회가 한 번 더 생기는 게 반갑다”고 말했다.

26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 한 공무원시험 학원에서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사진=방윤영 기자

공무원 학원들도 대체로 채용확대를 반기는 분위기다. 노량진 한 공무원 입시학원에서 영어 과목을 가르치는 김정민(42·가명)씨는 “절대적인 수가 늘어나는 것이라서 학생들 대부분 환호하는 분위기”라며 “학원에서는 합격률을 더 높일 수 있는 문제풀이 강의를 추가로 개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량진을 떠나려다가 돌아온 학생들도 있다. 강사 김씨는 “실패를 경험하고 다시 도전하는걸 꺼리거나 포기하려다가 다시 도전하겠다는 학생들도 꽤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학원 강사들은 학생들의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해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채용 확대로 ‘쏠림현상’을 우려하기도 했다.

공무원 입시학원 사회 과목 강사 박민혁(46·가명)씨는 “채용이 늘어나더라도 합격이 보장되는 건 아니고 여전히 경쟁률은 높다”며 “기대감만 커져서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공무원 시험에 뛰어드는 학생들만 많아지지 않을까 우려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채용 확대 소식을 접한 일부 직장인들도 공무원 시험 입시를 고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선거 공약을 지키기 위한 일시적 ‘이벤트’일 수 있다는 걱정도 있다. 박씨는 “올해만 채용을 늘릴지 계속해서 유지할지 지켜봐야 한다”며 “학생들에게 분위기가 좋으니 열심히 하자고 말하기는 아직은 조금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오히려 지원자가 늘어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소방 공무원을 준비중인 정재훈씨(25·가명)는 “다들 정부 발표 후 더 열심히 하는 분위기여서 오히려 살벌해졌다”며 “너도 나도 공무원이 되겠다고 나서면 지원자 수도 몇배 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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