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37% 폭락' 포드, CEO 교체…현대·기아차는?

머니투데이 이코노미스트실  | 2017.05.29 05:00

[TOM칼럼]

“포드(Ford)의 CEO(최고경영자)를 전격 교체합니다.”

미국의 2대 자동차회사인 포드는 지난 22일 CEO 교체를 포함한 대대적인 경영진 개편을 단행했다.

마크 필즈(Mark Fields) CEO가 물러나고 자율주행차 개발을 담당하는 포드 자회사 스마트모빌리티(Smart Mobility) 대표 짐 해킷(Jim Hackett)이 포드의 새로운 수장이 됐다. 그리고 3명의 최고경영진이 새롭게 임명됐다.

필즈는 2주 전 연례 주주총회에서 주주들로부터 주가폭락과 실적부진, 자율주행차 개발 미진 등 경영실패에 대해 심한 책임추궁을 받았고 결국 22일 전격적으로 경질되고 말았다.

포드 주주들이 가장 분노한 것은 다름 아닌 주가폭락이었다. 필즈가 CEO에 취임한 2014년 7월 이후 3년 가까이 포드 주가는 37%나 폭락했다. 그러면서 포드의 시가총액은 전기차회사인 테슬라(Tesla)에 추월당하는 수모를 당했다.

지난해 포드 주가는 약 16% 떨어졌지만 경쟁업체인 GM 토요타(Toyota) 폭스바겐(Volkswagen) 혼다(Honda) 주가는 모두 상승했다.

실적개선 측면에서도 포드는 경쟁업체에 비해 만족할 만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2016년 1분기 사상 최대 이익을 거둔 이후 포드의 실적은 점차 악화했다.

급기야 포드는 지난 15일 수익성 개선 노력의 일환으로 글로벌 인력의 10%를 감원한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올해 30억달러의 비용절감을 통해 내년에 수익성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자율주행차 개발 속도가 미진한 점도 주주들에겐 큰 불만이었다. 자율주행차 및 차량공유서비스 개발 책임자인 해킷이 포드의 새로운 수장으로 임명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포드는 지난해 완전자율주행차의 도로 주행을 2021년까지 실현하겠다고 공언했지만 개발속도는 구글이나 GM, BMW 등에 비해 현저히 뒤진 상황이다.

캘리포니아 차량관리국(DMV)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 기준으로 포드의 자율주행차 도로주행 테스트 거리는 구글의 1000분의1에도 미치지 못했다. GM과 비교해도 16분의1 수준에 불과했다.


포드 이사회 의장인 빌 포드(Bill Ford)는 필즈 CEO 경질과 관련해 “새로운 CEO가 포드를 탈바꿈(transform)시킬 것을 기대한다”며 포드가 미래의 새로운 기회를 걸머쥐기 위해선 발빠른 혁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런데 한국 최대 자동차회사인 현대·기아차의 상황은 어떨까? 놀랍게도 포드와 별반 다르지 않음을 발견하게 된다.

우선 과거 3년간 현대차 주가는 30% 폭락했다. 기아차의 주가 하락률은 이보다 큰 36%였다. 이제 현대·기아차, 두 회사의 시가총액을 합쳐도 테슬라 시가총액에 못 미치는 지경으로 전락했다.

실적부진 현상도 현대·기아차에서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현대차 영업이익은 2012년 이후 4년 연속 감소세다. 2016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8.3%나 감소하며 5조원대로 주저앉았다. 2012년과 비교하면 고작 62% 수준에 불과했다.

기아차 영업이익은 2012년 이후 3년 연속 악화했다. 2016년 영업이익은 4.6% 소폭 증가했지만 2012년 대비 30%나 줄었다.

자율주행차 등 미래 하이테크 자동차 개발 측면에서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기준으로 보면 아직 걸음마도 떼지 못한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이처럼 과거 3년간 현대·기아차의 상황은 포드의 처지와 너무도 비슷하다. 그러나 대응법은 서로 달랐다.

포드 주주들은 지난 3년간의 경영실패에 대해 경영진을 질책했고 이사회는 그 책임을 물어 필즈 CEO를 전격 경질했다. 그리고 해킷 CEO에게 변혁적인(transformational) 리더십을 주문했다.

그런데 현대·기아차에선 주가폭락, 실적부진, 자율주행차 개발 미진 등에 대해 경영진에게 책임을 물었다는 소리도, 딱히 무엇을 요구했다는 얘기도 없다. 아마도 현대·기아차 주주들이 포드 주주들에 비해 참을성이 많아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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