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로 막힌 투자 물꼬 튼다…中국영 리스사 항공기 인수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 2017.05.29 03:26

KTB證, 기관투자자와 항공기펀드 조성…냉기류 뚫고 CDB 계열사와 협업해 투자 결실

국내 기관투자자가 중국 국영은행 계열 리스회사로부터 항공기를 구입해 운영 수익을 거두는 항공기펀드를 올해 첫 선을 보인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한·중 외교 정상화 분위기와 맞물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후폭풍이 잦아들면서 양국간 본격적인 투자 재개에 물꼬가 트이고 있다는 평가다.

28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KTB투자증권과 엠플러스자산운용은 펀드를 조성한 뒤 지난 25일 싱가포르항공이 운항 중인 에어버스 'A330-300' 항공기를 중국개발은행(CDB) 계열 리스회사로부터 매입했다.

이 펀드는 보험사를 비롯한 기관투자자가 참여해 약 915억원 규모로 조성됐으며 4년간 운용할 계획이다. 항공기펀드는 비행기를 대신 구입한 뒤 이를 항공사에 빌려주고 운영 수익의 일부를 받는 구조다.

주로 에어버스나 보잉 등 항공기 제조업체와 대량으로 구입 계약을 맺는 전문 리스회사의 일부 항공기를 펀드가 다시 매입하는 형태로 진행한다. 이를 통해 리스회사는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고 전문성을 살려 운항 관리 등을 맡아 부수입도 기대할 수 있어 항공기펀드와 협업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항공기펀드는 한동안 한·중간 냉기류가 지속된 상황에서 중국 국영은행 계열 리스회사와 협업을 통해 조성됐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KTB투자증권은 지난해에도 중국 리스회사와 손잡고 950억원 규모의 항공기펀드를 조성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사드 도입을 두고 중국의 무역 보복 움직임이 거세지면서 투자시장도 사실상 개점휴업에 몰렸다. 양측간 공동 투자나 협업을 추진하던 프로젝트가 미뤄지는 일이 빈번했다는 것이 투자업계 설명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체투자펀드나 벤처캐피탈의 벤처펀드 조성 등을 위해 중국 투자기관과 협업하던 프로젝트가 지연되는 일이 잦았는데 최근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졌다"며 "이번 항공기펀드 결성도 양국의 우호적 분위기가 작용해 결실을 맺은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번 펀드 결성을 계기로 중국과 투자 협업 등이 재개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국내 항공기펀드 설정액은 2011년 216억원에서 2014년 5178억원, 2016년 1조3413억원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국내 '큰손' 기관투자자는 주식과 채권 외에 대체투자 분야 비중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연 5~7%대 안정적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항공기투자를 확장하고 있는 추세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분산투자를 위해 수십대의 다양한 항공기에 포트폴리오 형태로 투자하거나 다양한 국적 항공사로 넓혀가고 있다"며 "여기에 리스회사도 중국 등으로 확대해 항공기 투자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게 되면 관련 시장이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스트 클릭

  1. 1 나훈아 '김정은 돼지' 발언에 악플 900개…전여옥 "틀린 말 있나요?"
  2. 2 남편·친모 눈 바늘로 찌르고 죽인 사이코패스…24년만 얼굴 공개
  3. 3 "예비신부, 이복 동생"…'먹튀 의혹' 유재환, 성희롱 폭로까지?
  4. 4 동창에 2억 뜯은 20대, 피해자 모친 숨져…"최악" 판사도 질타했다
  5. 5 "욕하고 때리고, 다른 여자까지…" 프로야구 선수 폭로글 또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