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지금 주식시장은… '뜨거운 여름'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 2017.05.24 16:26

코스피, 사흘째 사상 최고가 경신...2317.34

한국증시는 완연한 강세장에 접어들었다.

24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5.60포인트(0.24%) 오른 2317.34에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사흘 연속 경신했다. 이제는 사상 최고치 경신이 놀랍지도 않은 가운데 투자자들은 계속되는 순환매 속에 무엇을 사고 무엇을 팔아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서점가에는 투자에 대한 고전이 즐비하지만 시장 흐름을 분석한 책은 손에 꼽힌다. 벤저민 그레이엄, 피터 린치, 앤서니 볼튼, 데이비드 드레먼, 리처드 번스타인 등 굴지의 펀드매니저 또는 투자전략가의 책에서도 시장 흐름에 대한 분석을 찾기는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 일본의 투자전문가인 우라가니 구니오의 '주식시장 흐름 읽는 법'은 시황에 대한 교과서적인 고전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 책은 제멋대로인 것처럼 보이는 주식시장의 흐름을 사계절에 비유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이 책은 한 때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의 입문서처럼 활용됐는데 요새는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우라가미 구니오에 따르면 무질서한 것처럼 보이는 주식시장은 일정한 특징을 가진 네 개의 국면을 반복한다. 이는 금융장세, 실적장세, 역금융장세, 역실적장세의 4국면이며 이 순번이 바뀌는 경우는 거의 없다.

주식시장의 사계절을 간단하게 요약하면 불황이 한창일 때 주식시장이 불경기 하에서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는 것은 금융장세다. 금융장세는 강세장의 시작이다. 이윽고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면 실적 장세가 전개된다. 실적 장세는 강세장의 하이라이트다. 이후 경기가 과열돼 인플레이션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주가가 고점에 가까워지면 정부는 금융긴축정책을 내놓는다. 이 때가 역금융장세라 불리는 하락장 국면으로, 약세장의 시작을 뜻한다. 긴축정책에 의해 경기가 후퇴하고 기업 이익이 음수로 돌아서면 역실적장세가 도래한다. 주가의 바닥은 역실적장세에서 형성된다.

코스피 지수가 이미 2300선을 돌파해 상향 전진하고 있는 현재는 분명 '금융장세'는 지났다. 즉 강세장의 1단계는 이미 전개된 것이다. 지금은 어디까지 전개될지는 알 수 없어도 본격적인 실적장세, 강세장의 한복판에 와 있다.


실적장세에서 경기는 아직 경기회복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상태는 아니다. 하지만 소재 산업은 생산을 늘리기 시작하고 조업도를 높여간다. 주식시장에서는 상품시황의 반등을 반영해 소재업종의 주가가 오르기 시작하고, 한국 증시에서도 철강 화학 등 소재업종이 이미 작년부터 랠리를 개시했다.

이 단계에서는 국내 경제의 모든 지표 중 출하가 늘고 재고는 감소하기 시작한다. 한국도 작년 11월부터 수출이 증가세로 전환, 매달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드디어 기업실적 회복이 나타난다. 금리 하락이 멈추고 금리 상승 속도가 더딘 상황에서 기업실적 개선이 두드러질수록 강세장의 수명은 길어진다.

우라가미 구니오에 의하면 실적 장세 전반에서는 섬유 제지 화학 유리 시멘트 철강 비철금속 등 소재 산업이 시장의 주역으로 떠오른다. 한국 주식시장에서도 반도체 철강 화학 등 소재업종과 금융이 현재 주도주다.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대형주가 오른다. 특히 대량의 자금으로 주식을 매매하는 기관 투자가가 매매하기 적합한 유동성이 풍부한, 삼성전자 같은 종목이 주도주가 된다.

실적장세 후반에서는 대형주에서 중소형주로 주도주 교체가 일어난다. 그 전환점은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중앙은행의 금융긴축정책 실시다. 우리나라로 치면 한국은행이 금리인상을 단행할 때쯤 되겠다. 대기업의 실적 둔화로 소재 업종 주가가 하락세로 반전하면 중소형 고수익 종목에 기회가 온다.

물론 우리가니 구니오의 분석을 절대적으로 신뢰해 한국 증시가 이 흐름대로 전개될 거라고 100% 확신할 수는 없다. 우라가미 본인도 "게는 구멍을 파도 게딱지만하게 판다"며 겸손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는 "시장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몇 차례 예상하지 못했던 난국을 극복하며 경험을 쌓지 않으면 안 된다"며 "그래도 주식투자만큼 실패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세계는 없는 것 같다"고 말한다..

증권가에서 우리가미 구니오 책을 즐겨 인용하는 사람은 '강세론자'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이다. 그는 한국 주식시장이 우라가미식 정의에 따르자면 실적 장세 초입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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