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 中企 혁명으로

머니투데이 김기찬 가톨릭대학교 교수 | 2017.05.26 05:30
지금 중소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 앞에서 우왕좌왕한다. 어떤 형태로 다가올지 모르는 ‘불확실성’ 때문이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94%가 아직 4차 산업혁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4차 산업혁명과 중소기업 중심 경제를 강조한다. 그런데 과연 중소기업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면서 가치창출의 수혜자가 될 것인가? 이것이 중소기업 중심 경제의 성패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혁명이란 기대하는 성과가 큰 만큼 실패의 희생도 매우 크다. 알리바바 마윈 회장은 이제 전자상거래를 넘어 신유통혁명이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4차 산업혁명은 파괴적 마케팅(disruptive marketing)에 의해 주도되는 경향이 있는 만큼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유통과 판로정책에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첫째, 제4차 산업혁명 하에서 마케팅 환경은 ICT(정보통신기술) 융합과 모바일화를 통해 일어날 것이다. 유통은 온라인화를 넘어 빅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 마케팅이 활성화할 것이다. 이질적 업종간 경영과 기술을 결합해 신기술·신제품·신서비스를 개발해가고 있다. 이러한 급변 추세에도 불구하고 중소·벤처기업의 판로개척은 아직도 전통적인 오프라인정책에 머물러 있다. 중소·벤처기업의 판로개척을 위해 마케팅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둘째, 중소제조업체들은 산업의 변화 흐름에 익숙지 않고 대응역량이 매우 부족하다. 무엇보다 소비자데이터 접근성이 취약하다. 게다가 대기업형 유통기업의 시장독점구조로 제품 개선의 데이터 접근이 차단돼 있다. 이에 대한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면서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은 금융 중심의 마중물 정책에서 파괴적 마케팅의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는 판로, 유통정책으로의 과감한 정책변화가 필요하다. 우선 데이터 수집 및 분석 인프라로서 소비자 빅데이터센터 설립이 있었으면 한다. 중소기업 제품 경쟁력 강화 및 마케팅전략 수립 등에 활용 가능한 유용한 정보 제공으로 기업별 맞춤형 판로 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셋째, 중소기업의 성공적 상품기획을 위해 R&D와 마케팅 지원을 연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즉 시장변화를 예측하고 이러한 니즈를 바탕으로 판매잠재력이 큰 신제품을 발굴한 후 여기에 맞춤형 R&D 지원이 연계되면 중소기업 R&D의 사업화 성공 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넷째, 4차 산업혁명은 빅데이터, 가상현실 등 인공지능과 연계된 형태로 산업구조의 대변혁이 예상된다. 이러한 변혁시기에 중소기업의 마케팅을 주도할 전문인력 양성이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빅데이터도 분석하지 않으면 광산에 불과하다. 이것을 원광석으로 채취하고 분류해 보석으로 만들어 가는 전문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다섯째, 지금까지 우리나라 중소기업 정책에서 판로·유통정책은 다른 정책보다 아주 소홀히 다뤘다. 중소기업이 소비자와 접점을 구축하고 혁신제품의 DB를 활용할 수 있는 아임스타즈(IMSTARS) 같은 통합유통플랫폼의 지속적인 확장과 개발이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은 속도전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택시회사는 택시를 1대도 소유하지 않은 우버다. 우버의 현재 기업가치는 689억달러(약 77조1680억원)에 달한다. 이렇게 공유경제라는 시장의 트렌드에 맞춰 혁신하는 기업에는 어마어마한 보상이 따른다. 반면 혁신을 주도하지 못하면 혁신에 당하고 만다. 우리 중소기업을 4차 산업혁명의 희생자가 아니라 수혜자로 만들어가는 신정부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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