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합격시 수강료 3배 환급"…사교육 '가격파괴' 열풍

머니투데이 이원광 기자 | 2017.05.24 04:37

수강료 80% 할인·명문대 합격 시 전액 환급…'가격파괴' 전략, 교육업계 대세로 자리 잡나

수능을 200일 앞둔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종로학원 본원에서 수험생들이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국내 사교육시장에 수강료를 대폭 인하하거나, 대학 입학 시 수강료를 돌려주는 '가격파괴' 열풍이 불고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균등한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동시에,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무리한 '몸집 불리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교육업계에 따르면, 수능 교육업체들은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5개월여 앞두고 전 강의를 최대 20%의 가격에 들을 수 있는 일명 '프리패스'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수능 교육시장 점유율 1위 이투스교육은 문과생 39만원, 이과생 45만원 가격에 각 영역의 모든 강의를 무제한 수강하는 '0원 무한패스'를 내놓았다. '0원 무한패스'를 수강하면 개별 수강했을 때보다 최대 81.7%까지 수강료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또 성균관대, 한양대, 서강대 등 서울 소재 16개 대학 합격 시 수강료를 전액 환급해준다. 특히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3개 대학과 의과대학 39곳 및 치과대학 11곳, 한의대 12곳에 합격하면 수강료의 300%를 되돌려준다.

업계 2위 메가스터디교육도 32만원 가격의 '0원 메가패스'를 내놓았다. 서울 소재 17개 대학 외에 교대 9곳, 지방거점 국립대 9곳, 카이스트 등으로 환급받는 대학군을 넓혔다. 2015년 수능 교육업체 최초로 프리패스를 도입한 에스티유니타스의 스카이에듀는 37만원 가격으로 '예비 고3 전과목 0원 프리패스'를 출시했다.

이같은 '가격 파괴' 전략은 수능 교육시장을 넘어 전체 교육시장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올해 초 유·초등 교육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키즈스콜레는 '0원 전집' 프로그램을 내세웠다. 회사가 자체 개발한 '1% 독서법'과 100일간 독서 성장일기 작성 등을 수행한 고객들에게 전집 구매 금액을 환급해주는 프로그램이다.


공무원시험 교육시장의 경우 에스티유니타스의 '공단기'가 2012년 프리패스 상품을 출시한 후 윌비스, 박문각 등 경쟁업체들도 잇달아 '가격 파괴' 상품들을 선보였다. 기초영어 교육업체 야나두도 일정 교육프로그램을 수강한 학생들에게 수강료 전액을 환급하는 '0원 전략'을 실시하고 있다.

교육업체들은 이같은 '가격 파괴' 전략이 교육 양극화를 해소하고 학습에 대한 동기 부여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의료를 대폭 낮춘 온라인 강의를 통해 저소득층과 서울 접근이 어려운 지역 학생들도 유명 강의를 저렴한 가격에 수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에스티유니타스 관계자는 "가격 혁신으로 직접적인 혜택을 보는 이들은 소비자"라며 "공단기·영단기에서 타 브랜드로 프리패스를 확장한 것도 소비자들의 요구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과당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특히 '일타강사'(과목 매출 1위 강사) 비용으로 해마다 수백억원을 지출하는 수능 교육업체들의 경우, 과도한 가격경쟁이 수익성을 악화시켜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한 교육업체 관계자는 "일부 업체가 가격을 크게 낮춘 상품을 출시하면 경쟁사들도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따라갈 수밖에 없다"며 "한 동안 외부에서 조달한 자금으로 버티겠지만 향후 수익이 악화되고 투자자 압박이 이어지면 결국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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