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인공번식 기술 개발…생태계보호·어민소득 증대에 도움"

머니투데이 세종=민동훈 기자 | 2017.05.24 05:36

[피플]세계 최초 '클리너 슈림프' 인공번식 성공한 정민민 제주수산연구소 연구원

지난달 5일 실험용 수족관을 주시하던 국립수산과학원 제주수산연구소 정민민(49·사진) 연구원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관상용 바다새우 ‘클리너 슈림프’ 2마리가 며칠 전부터 기다리던 마지막 탈피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2년 반에 걸쳐 주말과 명절도 없이 연구에 매달린 결과 세계 최초로 클리너 슈림프의 인공번식(양식)이 이뤄진 순간이었다.

클리너 슈림프 인공번식 연구를 이끈 정 연구원는 국내 희귀 해양생물 인공번식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로 통한다. 파랑점자돔, 노랑꼬리파랑돔, 저고리파랑돔 등 아직 다른 어느 나라에서도 해 내지 못했던 어종의 인공번식 기술도 그의 작품이다.

멸종위기에 놓인 해마의 대량생산 기술 역시 호주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개발했다. 국제 관상생물 시장에서 거래량이 많은 연산호의 대량생산 기술도 그의 힘이 보태졌다.

정 연구원이 인공번식 대상을 선정하는 데에는 나름의 원칙이 있다. △아무나 쉽게 하지 못하는 생물 △산업적으로 가치가 있는 생물 △학문적으로 가치 있는 생물 △연계에서 무분별하게 남획되고 있는 생물 등이다.

정 연구원은 “그동안 인간의 힘으로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되던 생물의 인공번식을 시도해 왔다”며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만큼 도전하는 마음으로 접근했다”고 말했다.

인공번식에 성공한 클리너 슈림프는 탈피와 변태를 거치는 형태 변화 탓에 기술적 난이도가 상당하다. 미국과 호주 등 해양생물 선진국조차도 후기 유생단계에 머물고 있을 정도다.


정 연구원은 “인공번식을 하기까지 정확하게 2년 4개월이 걸렸다”며 “어미를 안정적으로 길러내고 알을 확보하고 유생을 키우면서 폐사를 일으키는 원인을 찾기 위해 저를 포함한 3명의 연구원이 휴일도 없이 몰두했다”고 말했다.

그는 “완벽하게 변태와 탈피를 마친 어미와 똑 같은 모양의 치하(새끼 새우)를 확인했을 때의 흥분은 지금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며 “국내외 전문가들로부터 ‘놀랍다’ ‘대단하다’는 찬사를 받았을 때 정말 짜릿했다”고 말했다.

관상용 바다생물(해수관상어) 인공번식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 가치가 높다. 미국과 호주가 선구자 격이지만 우리나라도 최근 독창적인 인공번식 기술을 내놓으면서 해양생물 분야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특히 해수관상어 시장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급성장하면서 연관 규모가 연간 23조원까지 커졌다. 클리너 슈림프만 해도 연간 거래액이 90억원에 달한다. 이미 세계적으로 고부가가치 산업군으로 인정받는 분야다.

정 연구원은 “클리너슈림프의 경우 2010년 이전에는 마리당 6000원 정도였는데 최근에는 3만원까지 뛰었다”며 “연간 30만마리가 거래되는 데 이중 3분의 1만 양식으로 대체하더라도 연간 30억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연에서 채집돼 전 세계 관상어 시장에서 거래되는 클리너슈림프나 파랑돔과 같은 생물을 양식해 판매한다면 어족자원과 생태계도 보호하고 어민들의 소득증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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