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머니투데이가 올해 1분기 국내 상장기업의 실적을 집계한 결과 4대 그룹 계열 54개 상장사의 1분기 영업이익은 24조4982억원으로 1년만에 56.1% 늘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이 기간 매출액이 220조186억원에서 239조4020조원으로 8.8% 늘어나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다. 지난해 1분기 7.1%에 그쳤던 영업이익률도 10.2%를 기록하며 두자릿수로 올라섰다.
그룹별 영업이익은 삼성그룹 상장사가 11조4772억원으로 1년새 70.4% 증가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발판으로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10조원에 육박한 영향이 컸다.
SK그룹도 처음으로 영업이익 2조원을 돌파한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SK이노베이션·SK텔레콤 등 주력 계열사가 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그룹 내 전체 상장사 영업이익이 61.1% 늘었다.
LG그룹은 LG전자·LG디스플레이 등 전자계열사와 화학계열사인 LG화학의 선전에 힘입어 그룹 이익 규모가 1년만에 119.2% 급증했다. 10대 그룹 가운데 영업이익 증가 폭이 가장 크다.
재계 2위의 현대차그룹은 10대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영업이익 규모가 줄었다. 주력 계열사인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위아 등 자동차계열사의 전반적인 부진 탓으로 분석된다. 그룹 내 상장계열사의 이익 규모는 3조2004억원으로 1년만에 9.1% 감소했다.
4대 그룹 상장계열사의 영업이익 비중은 10대 그룹의 82.5%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 비중이 72.3%에 그친 데 비해 10%포인트 이상 높다.
4대 그룹이 영업활동에서 벌어들이는 돈의 비중이 10대 그룹 내에서도 월등한 데다 수익성도 뛰어나다는 얘기다. 4대 그룹의 영업이익률(10.2%)에 비해 이들을 제외한 10대 그룹의 영업이익률은 6.3%로 부진했다.
그룹별로는 삼성그룹의 영업이익률이 두드러진다. 삼성그룹은 14%로 10대 그룹에선 SK그룹(10.6%)과 함께 나란히 두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100원어치를 팔아 14원을 회수했다는 의미다. 현대차그룹의 영업이익률은 5.2%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SK 등의 주 무대로 꼽히는 반도체시장 호황이 길게는 2~3년 동안 이어질 전망이어서 이들 그룹을 중심으로 한 이익집중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이 그룹들이 글로벌 시장을 상대하는 만큼 경제력 집중을 단순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