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업계 "특목고 폐지 실현? 나 떨고 있니"

머니투데이 이원광 기자 | 2017.05.23 04:51

문 대통령 공약에 업계 "과거 지필고사 금지 후 시장 위축 반복 우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양천구 은정초등학교에서 열린 '미세먼지 바로알기 방문교실'에 참석해 학생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뉴스1

문재인 대통령의 특수목적고등학교(특목고) 폐지 공약에 따라 사교육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과거 특목고 지필고사 폐지 때와 마찬가지로 특목고 폐지가 실현되면 해당 시장 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에서다.

22일 통계청에 따르면, 중학교 사교육 시장 규모는 조사를 시작한 2007년 5조6120억원에서 2009년 6조 2656억원으로 급증했으나, 2010년 6조396억원을 시작으로 지난해 4조81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최근 6년간 감소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중학교 예체능 및 취미, 교양 부분 사교육비가 꾸준히 증가한 것과 대비되는 수치다. 해당 분야 사교육비 총액은 2007년 3707억원에서 2016년 5049억원으로 9년새 36.2% 증가했다.

이 시기 국어와 수학, 영어 등 주요과목 콘텐츠를 제공하는 중학교 사교육업체들은 실적 부진을 보였다. ‘인터넷 강의’(인강) 시대를 열며 2004년 코스닥 입성에 성공했던 메가스터디교육은 2010년 초·중등부 교육부문에서 매출액 568억원을 기록한 뒤 지난해에는 281억원에 그치는 등 6년새 50.5% 감소했다.

중학교 사교육 시장의 축소 시기는 특목고 입시 전형이 변경된 시기와 맞물린다. 과거 교육부(교육과학기술부)는 2010학년도 외국어고등학교 입시부터 면접 과정에서 출제되던 지필형 문제 전형인 일명 ‘지필 고사’를 금지시켰다.


또 2011학년도 과학고 입시부터 올림피아드 등 각종 경시대회와 영재교육원 수료자 특별전형 등도 폐지했다. 일부 과학고가 각종 경시대회 수상자, 영재교육원 수료자를 최대 50%까지 특별 선발하면서, 어릴 적부터 선행학습을 위한 불필요한 사교육에 노출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교육업계에선 이 같은 전례에 비춰볼 때 향후 특목고 폐지가 실현되면 중학교 사교육 시장은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외국어고등학교와 국제고등학교 등 특목고와 자율형사립고(자사고)를 단계적으로 일반고로 전환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에 한 교육업체 관계자는 “과거 특목고 지필 고사가 사라지면서, 특목고 시험을 위한 전문 학원들이 줄줄이 문을 닫기도 했다”고 말했다.

교육업체들마다 공약 실현에 따른 시장 위축에 대비해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고 있지만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이마저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또 다른 교육업체 관계자는 “향후 특목고 폐지는 중학교 사교육 시장은 물론 초등학교 시장까지 영향을 줄 것”이라며 “해외시장 진출이 용이하지 않은 상황에서 학령인구 감소에 특목고까지 폐지되는 등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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