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부족한 동남아, 스마트폰 결제시장 '쑥'…4년래 '30조'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 2017.05.17 14:32
니혼게이자이신문

동남아시아에서 스마트폰 결제서비스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전통적인 은행시스템 도입이 늦어지자 단숨에 스마트폰 결제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결제수단이 편리해지자 소비도 확대되고 있다. 2021년까지 동남아시아에서 스마트폰 결제액은 3조엔(약 30조원)으로 2013년 대비 10배 증가할 전망이다.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태국에서 도시철도를 운영하는 BTS는 교통카드인 '래빗'을 스마트폰판으로 만든 결제앱(애플리케이션) '래빗라인페이'를 연내 실용화할 계획이다. '래빗' 사용자는 700만명에 달한다. BTS는 네이버의 자회사인 라인 태국 법인과 '래빗라인페이'를 공동개발했다. 스마트폰에 표시된 QR코드를 개찰구에 대면 전자 머니 계좌에서 운임이 지급된다. 맥도날드 등 식당이나 소매점에서도 도입을 서둘러 연내에 '사실상의 표준 기술'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스마트폰 결제는 일상 상활에서도 확대되고 있다. 태국 주요 은행인 카시콘은행은 독자적인 앱 'K페이'를 개발했다. 식당, 노점상 등 점포 수십 곳에 리더기를 설치해 시험 운용한다. 싱가포르의 벤처기업 리퀴드페이는 100점포 이상에서 스마트폰 결제가 가능하도록 했다. 연내에 가맹점을 2만5000점포로 늘린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시민들의 주요 교통수단인 2륜 택시에서 스마트폰 결제 이용이 확대되고 있다. 배차앱을 만든 고젝은 2016년 스마트폰결제 '고페이'를 만들어 이미 운임 지급액의 50%가 고페이로 결제된다. 싱가포르의 그랩도 음식배달이나 구매대행 등 결제서비스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영국 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주요 6개국에서 평균 스마트폰 보급률은 50%를 소폭 웃돈다. 2021년에는 보급률이 70%까지 상승해 일본·미국의 80%(2021년 예측치)에 육박하게 된다.

스마트폰 결제는 특히 전통적인 형태의 금융서비스 보급이 늦어지고 있는 동남아시아에서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은행 계좌가 없는 사람도 전자머니를 통해 사용할 수 있어서다. 세계은행의 2014년 통계에 따르면 은행계좌 보유 비율은 인도네시아, 필리핀에서 30% 정도다. 신용카드 보급률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를 제외하면 한 자릿수에 그치고 있다.


반면 동남아시아 인구는 6억명에 달한다. 글로벌 컨설팅 전문기업인 액센추어는 2020년에는 동남아시아 소비시장이 2조3000억달러로 배가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동남아시아 중에서도 경제 개발이 뒤처진 베트남, 미얀마 등에서도 스마트폰 결제가 도입되고 있다. 베트남의 '모모'와 미얀마의 'OK달러'는 본래 지방에 돈을 보내는 소액 송금서비스로 시작했다. 현재는 음식점, 소매점뿐만 아니라 항공권, 결혼식장 등 고액 지급시에도 사용된다.

아시아에서 스마트폰 결제 규모는 중국이 가장 크다. 2016년 기준 4300억달러에 달한다. 중국에서 스마트폰 결제시장은 알리바바그룹의 '알리페이'와 텐센트의 '위쳇페이'가 잡고 있다. 이들 기업은 동남아시아 현지 대기업들과 제휴해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이미 태국, 싱가포르에서는 편의점, 백화점, 호텔 등에 양사의 지급 단말기가 설치돼 있다.

미국 시장조사회사 IDC의 유통부문 리서치 디렉터 마이크 가세미는 "스마트폰 결제의 보급은 지방 등 은행계좌를 보유하지 않고 있는 방대한 인구를 소비자로 끌어들일 기회"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결제가 소매업, 보험업 등에까지 확대되면 아시아 경제 성장이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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