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용 지식인" 자칭한 유시민… '어용'의 뜻은?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 2017.05.16 11:12

[우리말 안다리걸기]75. 어용

편집자주 | '우리말 밭다리걸기' 2탄입니다.

유시민 작가. /사진제공=뉴스1
최근 유시민 작가는 문재인 정부에서 "어용 지식인이 되겠다"는 발언을 했습니다. 사실 '어용'이라는 말은 그다지 좋은 뜻이 아닙니다만 유 작가는 '지식인'이라는 말을 붙여 '사실에 근거해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옹호할 것은 옹호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습니다.

그러면 '어용'은 무슨 뜻일까요. 여기서 어(御)는 다스린다는 뜻으로 임금을 가리킵니다. 사극을 보면 "어명이오~"라는 대사를 많이 듣게 되는데요. 임금의 명령을 뜻하는 이 말에도 같은 어(御)가 쓰였습니다.

어용(御用)은 말 그대로 하면 '임금이 쓰는 것'이 됩니다. 하지만 지금은 비유적으로 '(자기 이익을 위해) 권력자 입장에 서서 행동하는 것'을 꼬집는 뜻으로 많이 쓰입니다. 예를 들어 '어용 노조'라고 하면 노조원들보다 회사의 입장을 대변하는 노조를 말합니다.

이것과 비슷하게 권력자에게 아부하듯 쓴 글을 가리켜 '용비어천가'라고 비꼬기도 하는데요.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는 조선시대 세종 때 지은 노랫말로 태조를 비롯한 앞선 임금들을 칭송하는 내용입니다.

/사진=국립중앙박물관(마패 사진), pixabay.com(손 그림)
요즈음은 '어(御)'가 들어간 말이 많이 쓰이지 않습니다. 임금의 시대가 지나갔기 때문이겠지요. 그래도 아래 낱말은 들어 보셨을 겁니다.

"어명이오"만큼 사극에서 귀에 익은 말로 "암행어사 출두요~"가 있는데요. 암행'어'사란 임금의 특명으로 지방 관리의 비리 여부를 조사하던 벼슬이지요. 임금이 세상을 떴을 때는 높여 이르는 말로 '붕어(崩御)'를 씁니다. 요즘은 사망을 높여 나타낼 때 '서거', '타계(다른 세계)' 등을 씁니다.


마무리 문제입니다. 최근 폐지가 결정된 국정 교과서의 반대말은 '검'정 교과서인데요. 여기서 '검'과 같은 뜻의 낱말은 무엇일까요?
1. 저게 어떻게 '검'은색이야? 파란색이지.
2. 내용에 구멍이 있을지 몰라? 잘 '검'토 해봐.
3. 와, 대단한 '검'법이군요.
4. 돈 많은 분인데 '검'소해서 티가 안나.

정답은 2번. '검정'이란 자격 등을 '검'사해서 '정'한다는 뜻입니다. 곧 검정교과서라고 하면 민간 출판사가 만든 책을 정부에서 자격을 따진 뒤 받아들인 책을 말합니다. 최근 기사에서 많이 언급되는 검찰, 특검 등의 '검'도 같은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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