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한 현대차 개발팀장 "자율주행 시대 상용차가 앞당길 것"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 2017.05.14 09:00

"상용차 군집주행시 공기저항 감소, 연비 절감, 운전자 피로도 감소 등 효과"

유지한 현대차 이사/사진=현대차
"자율주행 시대는 상용차가 앞당길 것입니다."

유지한 현대차 상용선행전자개발팀장(이사·43)은 지난 10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자율주행 트럭' 시대를 전망했다.

유 이사는 현대차 상용차 부문에서 자율주행 선행 연구개발(R&D)을 총괄하고 있다. 현대차 상용차 부문은 마이티·메가트럭·카운티·쏠라티 등 중형 트럭, 엑시언트 등 대형 트럭, 버스 전 차종을 아우른다.

그는 "많은 전문가들이 승용차보다 상용차의 자율주행이 더 빨리 현실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승용차에서 자율주행은 고급 편의 사양이겠지만, 주행거리가 길고 차 크기가 큰 상용차는 안전 확보를 위해 자율주행 관련 안전 기술이 더 많이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트럭에 앞차와의 간격을 알아서 조절하는 어드밴스드스마트크루즈컨트롤(ASCC), 차선이탈 경보시스템(LDWS)을 장착하고 있어 자율주행 5단계 중 2단계 이상 기술을 상용화하고 있다.

유 이사는 "ASCC 등 종(縱·세로) 방향으로는 자율주행 기술이 많이 보급돼 있다"며 "횡(가로·橫) 방향은 차선이탈경보시스템(LDWS)이 있지만 아직 적극적으로 바퀴나 핸들을 바로 잡아주는 기능은 없다. 새로운 첨단 기능들이 상용차 운전자 안전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율주행 트럭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가 2017년 10대 혁신기술로 선정한 바 있다. 자율주행 트럭은 24시간 논스톱으로 주행 가능해 장거리 배송 시간을 현재의 4분의1로 줄일 수 있다. 특히 선두 차량에만 운전자가 타 여러 트럭이 함께 주행하는 '군집주행(platooning)' 기술로 물류 시스템 혁신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유 이사는 "군집주행에서 차들이 가까이 다가 갈수록 연비효과는 커지지만 위험도도 그만큼 커지기 때문에 알맞는 거리 확보를 위한 센서 기술을 연구한다"며 "군집주행시 연비 효과는 혼자 갈때와 비교하면 뒷차가 15%. 선행차는 7~8% 정도 절감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과 유럽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트럭 군집주행을 연구하고 있다"며 "앞차가 먼저 가면서 공기저항을 받아줘서 뒷 차들이 연비 절감, 운전자 피로도 감소 효과를 누릴 수 있고, 도로를 늘리지 않고 물동량을 늘릴 수 있는 기술로 유럽연합(EU)이 작년에 실증사업 일환으로 시행했다"고 덧붙였다.

유럽은 물류의 80%가 내륙간 이동이며, 각국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물류량이 많기 때문에 트럭 군집주행이 특히 유용하다.

우리나라는 현행법상 군집주행이 불법이다. 차들이 가까이 붙어서 가면 잠깐만 한 눈 팔아도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현대차는 센서와 차량간 통신(V2V)을 통해 자동적으로 차량간 적정 거리를 조절하는 시스템을 설계 및 개발중이다.

1974년생인 유 이사는 1997년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졸업 후 미국 스탠포드대에서 기계공학 석사(2000년)와 박사(2004년) 학위를 받았다. 미국 GM(제너럴모터스)에서 경력을 쌓은 후 2015년 현대차 부장으로 입사했다. 지난해 임원급인 이사 직함을 달았다.

그는 주로 남양연구소에서 연구에 몰두한다. 그는 "남양연구소에 있는 상용차 R&D 조직은 자율주행 트럭, 안전제어, 물류회사들을 위한 연결성(커넥티비티)을 연구한다. (현재 상용차는 거의 디젤이지만) 미래 친환경차 시장을 열기 위해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연구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상용차 R&D 역량 강화를 위해 매년 연구원만 50~80명 가량을 최근 몇년간 뽑아왔으며 현재 상용차 R&D 인력은 800여명에 이른다. 현대차는 2020년까지 상용차 R&D 인력을 1000명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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