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아이템 사려고"…상품권 '먹튀' 고교생 검거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 2017.05.11 11:14

문화상품권 PIN 번호만 받고 연락끊어…경찰 "검찰 송치…소액피해도 꼭 신고해야"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인기 온라인 게임 '테일즈런너'에서 고가의 게임 아이템을 문화상품권과 거래한다고 속이고 상품권만 갖고 달아난 고등학생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강화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A군(17)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군은 올해 2월부터 3월까지 테일즈런너 이용자들에게 고가의 게임 아이템과 문화상품권을 거래하자고 접근해 상품권 PIN(개인 식별 번호) 정보만 받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A군에게 피해를 입은 사람은 경찰이 확인한 것만 5명, A군이 가로챈 문화상품권은 85건에 달한다.

문화상품권 PIN 번호만 알면 실물 종이 상품권이 없어도 문화상품권 발행 사이트 '컬쳐랜드'에서 현금화가 가능하다. 이 돈으로 다른 온라인 사이트에서 거래할 수도 있다.

A군이 거래 대상으로 삼은 게임 아이템은 '지크프리드의 비늘'로 온라인 상에서 통상 4만5000원~5만원에 거래된다. A군은 이 게임 아이템을 문화상품권(5000원~1만원)과 바꾸자고 제안했다. 게임 이용자가 구매의사를 밝히면 문화상품권 PIN 번호를 촬영해 사진으로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조사 결과 거래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이뤄졌다. 오픈채팅방은 카카오톡 친구가 아닌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이다. A군은 오픈채팅방에서 개인의 카카오톡 계정 정보를 드러내지 않고 익명으로 대화할 수 있다는 점을 노렸다.


A군은 피해자가 문화상품권 PIN 번호를 촬영한 사진을 보내주면 게임 아이템을 보내주지 않고 그대로 연락을 끊었다. 오픈 채팅방 특성상 상대방이 누구인지 알 수 없어 피해자들은 속수무책으로 사기를 당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피해 신고를 받은 경찰은 피해자들이 거래한 PIN 번호를 추적해 A군을 특정했다. A군은 모든 범행을 시인하며 "훔친 문화상품권으로 게임 아이템을 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군을 이번 주 중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문화상품권 피해액이 5000~1만원으로 소액이다 보니 (A군의 범행 횟수보다) 피해자들의 신고가 적었다"며 "A군도 소액 피해는 신고를 안 한다고 생각해 계속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 사기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소액이라도 곧바로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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