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통령선거에 나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아내 김정숙 여사(63)는 지난 8개월간 매주 호남을 찾았다. 큰 행사 현장이나 유세장이 아닌, 섬마을 경로당과 작은 마을 시장 등을 누볐다. 2012년 대선 당시 '유쾌한 정숙씨'로 불린 김 여사는 이번 대선에선 '따뜻한 정숙씨'로 불렸다. 그의 꾸준한 노력에 문 후보에게 차가웠던 호남의 바닥 민심도 봄눈처럼 서서히 녹았다.
김 여사는 올해 대선을 앞두고 매주 1박2일 일정으로 짐을 싸들고 광주와 전남지역을 오갔다. 민주당 관계자들조차 김 여사가 몇 차례 방문을 이어가다 그만둘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김 여사는 꾸준히 호남 방문을 하겠다는 의사를 굳혔고 이를 실천했다. '문재인의 호남특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김 여사의 활동은 호응을 얻었다.
김 여사는 경희대 성악과 74학번으로 경희대 법대 3학년이던 1년 선배 문 후보를 친구의 소개로 만났다. "아는 오빠 중에 알랭 들롱(프랑스 미남 배우)을 닮은 사람이 있다"는 친구의 말에 학교 축제에 문 후보와 함께 갔다가 사랑에 빠졌다.
문 후보는 대학시절 학생운동으로 두 번 구치소에 수감되고 강제징집을 당해 특전사로 군 복무를 했다. 사법고시 2차 합격소식도 구치소에서 들었다. 고단한 문 후보의 젊은 시절, 7년이란 세월을 함께한 뒤 두 사람은 1981년 결혼했다.
문 후보에게 아내는 자신의 삶을 이해해주는 마음씨 넓은 동반자다. 아내와의 추억을 얘기할 때면 대학 재학 중 유신반대 시위를 주도하다 기절했을 때 자신의 얼굴을 적신 손수건으로 닦아주던 에피소드를 꺼낸다. 김 여사가 입대 후 처음으로 온 면회에 통닭이 아닌 한아름의 안개꽃을 들고 왔던 것도 "평생 잊지 못한다"고 말한다.
문 후보와 김 여사는 슬하에 아들 준용씨(35)와 딸 다혜씨(34) 1남1녀를 뒀다. 경남 양산 자택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자택을 오가며 생활하고 있다. 이번 대선에선 호남 방문 외에도 각종 언론사 인터뷰, 방송 출연 등을 통해 문 후보의 선거운동을 도왔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