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안아키 논란, 과한 자녀 사랑이 학대로…

머니투데이 장윤정 기자 | 2017.05.10 06:00
'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안아키)'라는 온라인 카페가 극단적인 육아를 부추겨 논란이다. 6만여 명의 회원을 보유한 안아키는 운영자인 한의사 김모씨를 필두로 '자연주의 육아'라는 이름 아래 각종 민간요법을 통한 육아 방식을 공유해왔다.

운영자 김모씨는 "항생제 처방이나 백신 접종이 아이에게 내성을 길러 좋지 않다"며 각종 필수 예방 접종들도 맞지 말라고 권장했다. 많은 아이 엄마들은 한의사인 김모씨의 말을 따랐고, 그의 육아법을 예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이 강조한 '자연주의'는 기침하는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머리맡에 양파를 놓아두기만 하다 폐렴을 악화시키거나, 아이 장을 청소하기 위해 관장 대신 소금물 900cc를 먹였다 장 내 부종을 유발시키는 등 아이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었다.

실제 안아키가 추천하는 치료법을 따르다 아이에게 부작용이 일어난 사례들이 속출했고, 이들의 육아를 '아동 학대'라고 비난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논란이 거세지자 보건복지부는 안아키를 의료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기 위해 조사에 들어갔고, 대한한의사협회 역시 "안아키가 권장하는 방식은 한의학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결국 안아키는 폐쇄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 아이를 누구보다 건강하게 잘 키우고 싶은 마음은 안아키 회원 부모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다만, 일반인도 아닌 의료인의 자격을 가진 사람이 대중들을 상대로 약에 대한 맹목적인 불신을 심어준 점은 문제다.


민간요법을 통한 자연 치유만을 권장해 애꿎은 아이가 피해를 입게 한 것은 명백한 불법행위다. 처벌돼야 마땅하다. 많은 부모들이 이 카페를 신뢰한 데에는 운영자가 한의사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을 확실한 것처럼 홍보한 운영자는 다른 의료인들의 명예도 실추시킨 셈이다.

무엇이든 한쪽으로 지나치게 치우친 방법은 독이 된다. 어린아이는 전적으로 그 부모의 육아법에 따라 길러진다. 부모의 분별력에 아이의 생명이 달려있다. 부모의 선택이 신중해야 자녀를 향한 사랑이 자칫 학대로 변질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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