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드 보복에 1분기 서비스수지 역대 '최악'

머니투데이 권혜민 기자 | 2017.05.04 11:24

(종합)3월 여행수지 메르스 사태 이후 최대 적자…해운업 불황으로 운송수지 적자 규모도 역대 최대

한국관광 금지령이 내려진 지난 3월15일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대합실에서 중국인관광객들이 제주를 떠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올해 1분기 서비스수지가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적자 규모가 2배 넘게 급증했다.

해외여행객 증가세가 이어진 가운데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조치가 본격화하자 외국인관광객 수가 급감하며 여행수지 적자 규모가 커졌다. 해운업 불황으로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한 운송수지 역시 영향을 미쳤다.

◇여행·운송 영향 서비스수지 악화…3월 여행수지는 메르스 사태 이후 최악=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3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해 1~3월 서비스수지는 88억6000만달러(약 10조375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1980년 통계 집계가 시작된 후 37년 만에 최대 적자다.

서비스수지는 1월 33억6000만달러 적자로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2월 22억3000만달러 적자로 적자 규모가 소폭 축소됐으나 3월 32억7000만달러로 다시 확대됐다. 3월 적자 규모는 1월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컸다.

여행수지가 악화된 영향이 컸다. 1분기 여행수지는 37억4000만달러 적자로 지난해 1분기(19억8000만달러 적자)와 비교해 적자 규모가 약 2배 확대됐다. 분기 기준으로 2007년 4분기(37억6000만달러 적자) 이후 약 9년 만에 최대 규모다.

특히 3월 여행수지는 13억5000만달러 적자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있었던 2015년 7월(14억7000만달러 적자) 이후 1년8개월 만에 최대였다. 지난 3월15일 중국 정부가 한국 관광상품 판매를 금지하는 등 사드 보복조치가 본격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3월 입국 중국인 수는 36만782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0% 감소했다. 이 영향으로 전체 방한 외국인 수는 123만3640명으로 11.2% 줄었다. 반면 해외여행객은 늘었다. 3월 내국인 출국자 수는 23.7% 증가했다.

정규일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소득 증대에 따라 해외여행이 늘면서 여행 지급은 꾸준히 증가 추세"라며 "사드 관련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중국인관광객이 급감하고 일본, 동남아 등의 관광객 증가세가 이를 완전히 상쇄하지 못해 여행수지 적자는 당분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1분기 운송수지도 14억2000만달러 적자로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운송수지는 1억9000만달러 흑자였으나 지난해 11월 적자로 전환한 뒤 5개월 연속 적자가 이어졌다. 특히 3월 운송수지는 6억2000만달러 적자로 월 기준 역대 최대 규모였다. 글로벌 해운업황이 부진한 가운데 과잉설비 문제가 해소되지 않았고 국내기업의 구조조정 영향도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1분기 건설수지는 15억1000만달러 흑자, 지식재산권사용료 수지는 6억4000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법률·광고 등 기타사업서비스 관련 수지는 31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상품 수출입 동반 증가…상품수지 흑자폭은 축소=3월 상품수지 흑자액은 98억달러로 집계됐다. 수출은 503억8000만달러, 수입은 405억8000만달러로 각각 전년 동월 대비 12.8%, 27.5% 증가했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늘어 상품수지 흑자폭은 전년 동월 대비 23.7%, 전월 대비 7.1% 각각 축소됐다.


분기 기준으로도 1분기 상품수지는 281억6000만달러로 지난해 1분기(289억5000만달러)보다 줄었다.

정 국장은 "석유관련 제품과 철강 제품의 단가 상승, 반도체시장 호조에 따라 수출이 늘었다"며 "유가 상승으로 원유 수입금액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반도체, 디스플레이 제조용 장비 등 기계류·정밀기기도 증가해 수입 역시 증가세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수지가 크게 악화하고 상품수지 흑자 규모도 줄어든 영향으로 3월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를 합산한 경상수지는 59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2012년 3월 이후 61개월 연속 흑자이나 흑자 규모는 전년 동월 대비 43.8%, 전월 대비 29.4% 각각 축소됐다. 이에 따라 1분기 경상수지는 196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양호한 펀더멘털 평가…외국인 국내 주식·채권 투자 증가세=3월 외국인 국내 증권투자 자금은 70억4000만달러 유입됐다.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 연속 증가세다. 분기 기준으로는 1분기 중 150억달러가 늘었다.

주식투자가 30억달러, 채권투자가 40억4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주식투자는 13개월 연속, 채권투자는 2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전 세계 위험선호심리가 강화되며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국에 주식자금이 큰 폭으로 유입된 영향을 받았다. 채권시장의 자금 유입은 한국 경제에 대한 시장의 우호적 평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정 국장은 "우리나라가 신흥국 대비 양호한 국가신용등급을 유지하는 등 한국 경제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인식이 시장에 퍼지며 채권 자금이 대규모로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S&P(스탠더드앤푸어스)가 책정한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은 AA로 A+ 수준인 일본보다 높다.

내국인 해외 증권투자는 94억3000만달러 증가했다. 주식투자가 41억6000만달러, 채권투자가 52억6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선진국 주식시장이 호조를 보이자 해외 주식투자가 확대됐고 보험사 등 기관투자자의 해외 장기채권투자 증가세도 이어졌다.

파생금융상품은 12억1000만달러 감소했다. 기타투자는 자산이 31억7000만달러 늘고 부채가 15억6000만달러 줄어 전체적으로 47억3000만달러 증가했다. 준비자산은 전월 대비 6억3000만달러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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