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인턴하던 여대생, 스타트업 대표님 된 사연은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 2017.05.04 04:30

[피플]과외관리 앱 '스티치' 개발한 욜로레이션 손민정 대표

손민정 욜로레이션 대표/사진=김주현 기자

"요즘 취업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잖아요. 원하지도 않는 일을 구하기 위해 이렇게 피땀 흘려야 하나 싶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원하고,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찾아보자'해서 스타트업을 시작했죠."

지난 2일 서울 구로구 청년창업지원센터에서 만난 손민정 욜로레이션 대표(25)의 말이다. 이화여대 경영학과를 수료한 손 대표는 3학년 때까지 토익 등 스펙쌓기에 열을 올렸다. 대기업과 외국계 증권사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취업을 준비했다.

4학년 1학기에 휴학하고 미국 뉴저지에 있는 스타트업 '클립픽스'에서 반 년 간 일하면서 취업에 대한 생각을 바꿨다. 인턴까지 모든 사원이 함께 의견을 나누고 결정을 내리는 능동적인 현장에 매력을 느꼈고 창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과 동기 17명이 함께 있는 단체 카톡방이 있어요. 미국에 다녀와 보니 시험공부를 하는 친구들 빼고는 전부 다 취업을 했더라고요. 그래도 조급해 하지 않았어요. 천천히 내가 원하는 길로 가보자 다짐했죠. 또 회사생활을 하는 친구들이 행복해 보이지가 않더라고요."

복학하자마자 창업 과목을 수강하며 멤버들을 모았다. 우여곡절 끝에 개발자와 디자이너 등 5명이 모였고 지난해 10월 욜로레이션(YOLOLATION)을 창업했다. 욜로레이션은 손 대표의 신조인 'YOLO'(You Only Live Once)와 'relation'(관계)이 결합된 이름이다. 관계 속에서 즐겁게 인생을 살자는 뜻이다.

욜로레이션은 과외 관리 앱인 '스티치'를 개발했다. 전국의 과외선생님이 112만명에 달하는데 과외수업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 없다는 점에서 틈새시장을 노렸다. 지난해 창업진흥원 스마트 창작터에 선정돼 앱 개발 지원금 3000만원을 받았다. 이화비즈니스플랜 경진대회에서도 우승해 여성가족부 장관상과 인기상을 수상했다.


"과외를 하는 대학생들의 불편함을 없애주고 싶어서 시작하게 됐어요. 특히 대학생 과외는 학생과 유동적으로 시간을 조정하는 경우가 많아 회차만큼 수업을 하고도 과외비를 제때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부모님들이 과외 내용이나 진도를 모르는 경우도 많고요. 양방향 소통을 위해 필요한 앱이라고 생각했어요."

스티치 어플은 수업을 마치고 앱에 등록하면 학부모에게 카카오톡 알람이 간다. 또 수업내용과 진도, 학습시간 메모 등을 통해 체계적으로 과외학생을 관리할 수 있다. '과외캘린더' 페이지는 학부모와 화면을 공유할 수 있어 학부모들도 자녀의 과외 내용을 확인하는데 유용하다.

스티치는 지난 1월 안드로이드 베타서비스를 오픈, 무료 배포를 시작했다. 아직 다운로드 수는 1400건 정도에 불과하지만 이달 내 안드로이드와 IOS 정시 버전을 출시하면 이용자 수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과외중개업체에서 앱을 이용하고 싶다는 요청이 와 기업용 앱을 따로 개발하고 있다. 과외 업체나 소수정예학원과 계약해 조금씩 수익을 올리고 있다. 스티치가 자리 잡고 난 후에는 간병인, 베이비시터, 예체능 1대1 레슨 등을 대상으로 한 시리즈 어플을 개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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