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린아, 강아지는 한 마리, 두 마리, 이렇게 세어야 하는거야" 했더니 "왜? 사람은 한명, 두명 이렇게 하잖아"라고 되묻습니다. 동물을 셀 땐 마리, 사람은 명, 꽃은 송이라고 얘기해줬지만 아이 머릿속은 더 복잡해 보였습니다.
'그래, 이제 1부터 10까지 세는 아이에게 더 이상 바라지 말자' 속으로 되뇌이며 가던 길을 계속 갔습니다.
생각해보니 제가 어렸을적만 해도 초등학교에 입학해서야 단어를 세는 시험을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시험 문제 중 지금도 기억 나는게 '연필 한다스는 몇 자루일까요?'였습니다. 물론 지금은 쉽게 12자루라고 말할 수 있지만 그 당시에는 왜 이렇게 뭐가 복잡할까 생각했었습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농촌에서는 '마리, 바리, 거리, 모숨' 등 농산물과 관련된 단위가, 어촌에서는 '두름, 톳, 쾌, 뭇'처럼 해산물과 관련된 단위들을 알려주는 식입니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에피소드와 연관된 다양한 사물의 세는 단위까지 담았습니다.
각각의 단위들을 그냥 외우려고 들면 어렵습니다. 이게 저거 같고, 저게 이거 같고 헷갈리기도 하고요. 하지만 이야기를 통해 습득하다 보면 어느새 단위의 정확한 뜻 뿐만 아니라 실생활에 다양하게 응용해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 국수 한 사리 소금 두 자밤, 추가요!= 이경순 지음, 그린북 펴냄, 36쪽/1만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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