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수출 '서프라이즈' 510억弗…역대 2위 실적(종합)

머니투데이 세종=이동우 기자 | 2017.05.01 13:39

반도체 등 주력 품목 13개 中 9개 '상승'…"5월에도 증가 이어질 것"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을 기다리는 컨테이너와 차량들이 빼곡히 쌓여 있다. / 사진=뉴스1

지난달 수출이 깜짝 증가세를 기록했다.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을 보이며, 6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길고 긴 불황의 늪에 빠졌던 수출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는 모양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4월 수출이 전년동기 대비 24.2% 증가한 510억8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이는 역대 2위에 해당하는 수출 실적으로, 기존 최대 실적은 2014년 10월 516억달러다.

수출은 지난해 11월 2.3% 증가세로 전환된 데 이어 6개월 연속 호조를 보이고 있다. 6개월 연속 수출이 증가한 것은 2011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4개월 연속 두자릿수 증가세를 보인 것도 2011년 9월 이후 67개월 만이다.

일평균 수출은 24.2% 증가하면서 2014년 10월 이후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 5개월 연속 증가다. 수입은 16.6% 늘어 377억5300만달러로 집계돼, 6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무역수지는 132억5400만달러 흑자를 내며 63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선박 ‘최대 실적’, 반도체 ‘역대 2위’…13대 주력품목 中 9개 품목 증가=깜짝 수출 증가는 반도체, 선박 등 주력품목이 호조를 보이면서 가능했다. 13대 주력품목 가운데 9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했다.

반도체가 대표적으로 전년동기 대비 56.9% 늘며 역대 2위 실적인 71억4000만달러 수출을 기록했다. 7개월 연속 증가세다. 신규 스마트폰 출시 및 메모리 탑재 용량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선박의 경우 총 24척의 수출이 이뤄져 사상 최대 실적인 71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고부가가치선인 화공설비(CPE), 고정식해양설비 등 해양플랜트 2척이 포함됐다. 증가율만 102.9%에 달했다.

다만 선박의 경우 이번 수출 호황을 두고 조선 산업이 구조적으로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으로 진단됐다. 산업부 관계자는 “선박은 수주 스케쥴이 정해져 있는 상태로, 4월은 특이하게 인도 물량이 늘어난 것”이라며 “월별 스케쥴이 있어 구조적으로 좋아졌다고 보기는 현재로써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석유화학은 수출단가 상승 및 신증설 설비 가동에 따른 생산능력 확대로 전년동기 대비 25.6% 늘어난 36억9800만달러로 집계됐다. 7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자동차 수출은 대형차, 친환경차(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수출 호조와 단가 상승으로 2014년 4월 이후 2년 만에 3개월 연속 증가했다. 전년동기 대비 11.6% 증가한 38억8500만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철강이 35.9% 늘어난 것을 비롯해 △평판DP 10.2% △컴퓨터 11.6% △일반기계 17.3% 등으로 집계됐다 .

유망품목 가운데서는 생활용품, 농수산식품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12.4%의 증가율을 보인 생활용품은 문구와 가구, 주방용품 중심으로 12개월 연속 수출이 증가했다. 농수산식품 역시 지난달 12.2% 증가율을 보여 12개월 연속 수출이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지난달 수출 역시 전년동기 대비 각각 74.1%, 14.3% 늘어나는 등 증가세가 지속됐다.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화장품 수출은 2.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무선통신기기는 감소세가 여전했다. 휴대폰 부분품 현지조달 확대, 전년 기저효과 등으로 12.8% 줄어들었다. 가전은 해외공장 생산 확대에 따라 12.0% 줄었고, 국내 완성차 업체의 해외공장 생산 감소로 차부품도 10.4% 감소했다.

수입에서는 원유(34.9%), 아연광(149.6%) 같은 1차산품과 반도체조용장비(60.1%), 전동기·발전기(26.5%) 등 자본재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각각 전년동기 대비 34.1%, 24.6% 증가했다. 중간재의 경우 메모리(37.3%), 경질석유와조제품(34.7%)의 수입이 늘어 전체 8.7% 늘었다.

0.1% 증가에 그친 소비재 수입은 쇠고기(24.4%)와 의약품(7.1%)이 늘어난 가운데, 1500cc 이상 3000cc 이하 가솔린차와 디지털TV·카메라는 각각 9.3%, 42.3% 줄었다.

◇‘6개월 연속 증가’ 수출 회복세 굳어지는 듯=지난해 5.9% 감소로 부진했던 수출이 안정세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세계 교역의 회복세에 더해 주력 품목의 선전이 더해진 결과로 분석된다. 지역별 수출이 3.6% 감소한 중동을 제외하고 모든 지역에서 플러스 양상을 보인 것도 긍정적이다.

특히 유럽연합(EU)에서 선박·자동차·일반기계·정밀화학 등이 선전하며 사상 최대 실적인 64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64.9% 증가한 수치다.

베트남(63.1%)과 아세안(19.8%)는 각각 15개월, 7개월 연속 수출이 증가했다. 중국과 일본으로의 수출은 반도체, 석유화학 등의 수출 증가로 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미국 수출은 2개월 만에 감소세에서 벗어났다. 일반기계, 석유제품, 가전 등의 호조로 3.9% 늘었다. 중남미 수출도 선박과 자동차, 평판DP, 차부품이 선전하며 3개월 연속 증가(30.4%)한 것으로 집계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및 폐기를 언급하는 등 보호무역주의가 확산하는 가운데서도 수출은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도 중국의 수출 증가세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호조세에 최근 정부는 올해 초 2.9% 증가로 예상했던 연평균 수출 목표를 6~7%로 고쳐잡았다.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수출의 주체·품목·시장·방식 구조혁신이 성과를 내는 것으로 산업부는 분석했다.

채희봉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기저효과가 큰 기간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로 앞으로의 증가율은 높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반도체, 석유화학 등 주력 품목에서 기저효과 혹은 감소가 발생하는 부분까지 상쇄하고 남을 것이기 때문에 수출 증가세는 5월에도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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