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방위 대북제재 나서자 미사일 쏜 北(종합)

머니투데이 이보라 기자 | 2017.04.29 09:48

틸러슨이 유엔 회의서 대북제제 요청한 뒤 北미사일 발사…트럼프 100일 맞아 위기감 조성 의도

북한 조선중앙방송(KCTV)이 지난달 보도한 탄도미사일 발사 장면./사진=뉴스1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특별 외무장관 회의에서 대북제재 강화를 천명한 지 수시간 만에 북한이 미사일 발사로 맞대응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미국의 전방위적 제재 강화 천명에 대한 보복 조치인 것으로 풀이된다.

28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틸러슨 장관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특별 외무장관 회의에서 "북한이 행동하기 이전 안보리가 움직여야 한다"며 제재 강화를 요구했다.

그는 "서울과 도쿄에 대한 핵 공격 위협은 현실이다. 북한이 미국 본토 타격 능력을 기르기까지도 시간 문제"라며 "세계에서 가장 긴급한 안보 문제(북핵) 대응에 실패함으로써 재앙적인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 북한 핵·미사일 실험에 대응할 "모든 옵션이 열려 있어야만 한다"며 "(북한에 대한) 외교적·경제적 조치는 필요시 군사 행동에 나설 의지를 통해 뒷받침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압박 및 경제제재, 군사 행동 등 모든 옵션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우리는 받아 들이기 어려운 사실과 직면해야 한다. 정례적인 조치들은 '옵션'이 아니다"라며 더 강화된 대북제재를 요청했다.

그는 먼저 북한과 관계된 제3자에 제제를 가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제시했다. 그는 "북한과 관련 있는 제3자 단체와 개인에 제재를 적용하는데 주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과의 외교관계를 정지하거나 격하해야 한다"며 최고 수위의 경제제재에 이은 외교적 징벌도 제안했다.


그는 특히 북한의 우방국인 중국에 각별한 조치를 요청했다. 그는 "중국은 북한 수출의 90%를 담당한다"며 "중국이야말로 유일한 대북 지렛대"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이 최근 그러했듯 북한에 계속해서 바람직한 영향력을 끼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보리 특별회의가 끝난 지 수시간이 지나자마자 북한은 미사일 발사를 감행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5시30분쯤 평안남도 일대에서 북동방향으로 불상미사일 1발을 발사했으며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최근 미국이 전방위적인 대북 제재를 천명하며 국제사회에도 동참을 요구한 데 반발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된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 100일(현지시간 29일)을 맞이하면서 미국에 위기감을 조성하고자 하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 25일 북한 인민군 창건 85주년 기념일을 맞아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 등 도발을 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대신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대규모 화력 타격 연습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북한이 미국과 국제사회 등을 의식해 한발 물러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북한이 실패했지만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중국과 중국의 매우 존경받는 대통령(시진핑 국가주석)의 뜻에 대한 무례를 저질렀다"며 "나쁘다"고 북한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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