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전환 카드 버린 삼성, 카드 빼든 롯데

머니투데이 김훈남 기자 | 2017.04.27 16:52

'화끈한 주주환원' 전자는 최고가, 물산·SDS 급락…자산재평가 받는 롯데는 연일 상승

그룹 지배구조 재편에 다른 결론을 내린 삼성과 롯데, 두 그룹 투자자의 희비가 엇갈렸다. 지주사 카드를 버린 삼성 그룹주는 급락한 데 반해, 인적분할로 지주사 출범에 시동을 건 롯데 그룹주는 최근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국정혼란과 새 정부 출범으로 그룹 지배구조에 관한 리스크가 커진 상황에서 '순환출자 구조 해소'는 국내 기업의 필수 과제가 됐다. 두 그룹의 주가도 지주사 전환 여부에 따라 갈린 것이지만 20조원대 자사주 소각, 분기 배당 등 '화끈한' 주주환원 정책을 내세운 삼성전자는 사상 최고가를 찍으며 시가총액 300조원 시대를 열었다.

27일 증시에서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5만2000원(2.43%)오른 219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량은 43만주에 육박했고 시가총액은 306조다. 오전 장중 한때 222만6000원의 사상 최고가를 다시 쓰기도 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롤러코스터를 방불케 했다. 개장 전 "지주사 전환 불가" 방침을 내놨기 때문. 개장과 동시에 5분여간 주가급락으로 시가총액 5조원가량이 증발했다.

반전은 주주환원 정책에서 나왔다. 지주사 전환을 포기한 대신 시가 40조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2차례에 걸쳐 소각한다고 발표했다. 절반인 보통주 899만843주와 우선주 161만4847주를 소각한다. 나머지는 내년 이사회에서 결정할 방침이다. 1분기 영업이익 9조8984억원을 바탕으로 주당 7000원의 분기 배당도 제시했다.

기대 이상의 환전정책이 쏟아지자 주가 그래프는 방향을 바꿔 사상최고가인 222만6000원에 도달했다.

하지만 같은 시간 삼성그룹주는 하락장을 면치 못했다. 지배구조 재편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삼성물산삼성에스디에스는 각각 6.84%, 6.48% 하락한 채 장을 마감했다. 지주사 전환 카드 대신 내놓을 '통 큰 카드'가 없었던 만큼 장초반 약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지주사 전환작업에 본격 시동을 건 롯데그룹주는 최근 상승세를 이어갔다. 롯데 그룹 식음료 상장사 4곳은 지난 26일 이사회를 열고 인적분할을 결의했다. 각각 회사에서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는 투자회사를 떼 내 합병하는 게 지주사 전환 작업의 골자다. 합병 투자회사는 10월께 출범한다.

비상장사인 호텔롯데와 더불어 롯데그룹 순환출자 구조 중심에 있는 롯데쇼핑은 전일 대비 1만3500원(5.3%) 상승한 26만8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 중 한때 52주 신고가도 27만3000원으로 새로 썼다. 시가총액은 하루만에 4300억원 늘어났다.

유통주식수가 적은 롯데칠성은 외국인 매수세가 몰려 전일 대비 17만8000원(10.87%) 오른 181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오후 장 한때 주가 급등세로 변동성 완화장치(주가가 일정 수준 이상 변동하면 2~10분간 단일가 매매로 전환하는 제도)가 발동되기도 했다. 롯데제과롯데푸드는 약보합세로 장을 마감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과 삼성에스디에스는 사업이 악화된 상태에서 그동안 지주회사 전환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돼 있었다"며 "지주사 전환 기대가 1차적으로 사라지며 주가가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롯데그룹은 지주사 전환작업으로 보유 중인 자산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됐다"며 "신동빈 롯데 회장 지분율이 높은 롯데쇼핑과 자산이 많은 롯데칠성이 주목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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