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바닥 쳤다…위험 요인은 트럼프"

머니투데이 정혜윤, 한지연 기자 | 2017.04.27 13:50

[2017 키플랫폼]최희남 IMF 상임이사 특별강연 "고령화 대비 투자 늘려야"

최희남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가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콘래드서울에서 진행된 머니투데이 주최 글로벌 컨퍼런스 '2017 키플랫폼'에서 '글로벌 경제동향 및 전망'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세계 경제는 단기적으론 '분열(프레그멘테이션·Fragmentation)', 중·장기적으론 '지속적 역풍'(세큘러 헤드윈드·Secular Headwinds)의 위험에 처해있다."

최희남 IMF(국제통화기금) 상임이사가 내놓은 분석이다.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팬더모니엄 2020: 리마스터링 코리안 헤리티지'를 주제로 열린 머니투데이미디어의 글로벌 콘퍼런스 '2017 키플랫폼(K.E.Y. PLATFORM 2017)' 특별강연을 통해서다.

프레그멘테이션은 한 분야에서 큰 분열이 생겨 세계 경제 전반을 마비시킬 수 있는 현상이다. 세큘러 헤드윈드는 느리지만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는 치명적인 위험을 말한다.

최 이사는 세계 경제가 이미 바닥을 쳤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해 4분기부터 세계 경제가 성장 모멘텀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경기선행지표인 PMI(구매관리자 지수)가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 크게 상승했다는 게 근거다.

최 이사는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5%, 내년은 3.6%로 내다봤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성장률은 지난해보다 올해 평균 0.3%포인트, 0.4%포인트씩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위험 요인이 없지 않다. 최 이사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중국의 리밸런싱(Rebalancing·자산 재조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불확실한 재정·통상정책 △FRB(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 인상 등을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최 이사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 시작된 이후 아시아를 비롯한 신흥국 시장의 불안정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국 우선주의 정책과 보호무역주의의 대두로 국제적인 협업도 파괴되고 있다"며 "중국의 부채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고, 이탈리아·그리스 등 유로지역 은행의 취약성 문제도 남아있다"고 했다.


최희남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가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콘래드서울에서 진행된 머니투데이 주최 글로벌 컨퍼런스 '2017 키플랫폼'에서 '글로벌 경제동향 및 전망'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중장기 위험으로는 고령화와 생산성 증가 속도의 둔화가 지목됐다. 최 이사는 "고령화는 생각보다 경제의 많은 곳에 영향을 주는 큰 위험요인"이라며 "인구가 줄면 성장률이 떨어지고 잠재성장률도 동반 하락한다"고 경고했다.

최 이사는 그에 대한 대책으로 "각국의 여건에 맞게 확장적인 통화 정책을 지속하고, 재정여력을 감안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투자를 많이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의 정부 지출을 늘리되 국가 부채의 적절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장과 생산을 높일 분야에 구조개혁이 집중될 필요가 있다"며 "인프라 투자를 활성화하고 인적자원 투자, 진입장벽 철폐 등 국가별 여건에 맞는 구조개혁을 지속해야 한다"고 했다.

또 최 이사는 "사회안전망 등 고령화에 대비하기 위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며 "교육 재훈련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1인 가구 증가, 독거노인의 자살률 급증 등의 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안전망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대외정책에 대해 최 이사는 "자국주의와 보호주의를 넘어 글로벌 통합을 지향하는 통상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다자간 협력을 통해 규칙이 기반된 열린 무역 시스템, 글로벌 사회안전망 등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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