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이 일자 기자는 내용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홍 후보의 자서전을 구했다. 지난 21일 온라인 중고서점에서 1700원에 구입한 책은 하루 만인 22일에 배송됐다.
2005년 출간된 책은 현재는 절판돼 중고시장에서만 거래되고 있다. 12년 전인 출간 당시 판매가는 9500원. 이른바 '돼지흥분제' 논란이 불거지기 전 온라인 중고시장에서 2000원 안팎에 거래되던 책은 논란 이후 26일 현재 3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매물도 거의 사라진 상태다.
◇'로맨티스트' 꿈 꾼 홍 후보…가족 이야기가 절반
책의 절반은 가족들에 대한 홍 후보의 생각들로 채워졌다. 다양한 일화를 통해 가족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애정을 담았다. 부모와 형제, 부인과 자식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만큼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도 컸다. 홍 후보는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선출 연설에서도 "인생의 마지막 꿈이 내가 대통령이 돼 엄마처럼 착한 사람을 잘 살게 해줘 보자, 그게 제 마지막 꿈입니다"라며 어머니에 대한 회한을 드러냈다.
홍 후보는 자신의 누나들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하나님이 정말 원망스럽다. 착하게 살면 복을 받아야 하는데 내 여형제를 보면 착하게 살았는데도 복을 받지 못했다. 못 배우고 가난하면 복도 받지 못하는지 하나님이 원망스럽다"고 애통한 마음을 적었다.
◇광주와의 인연 강조…"광주의 한(恨) 온몸으로 느껴"
그러나 최근 홍 후보는 '5·18 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법'에 따라 부여하는 이른바 '5·18 가산점'에 대한 재검토를 공약했다.
지난 17일 대구 동성로 유세에서 "5·18 가산점에 대한 입장을 밝혀 달라"는 질문에 홍 후보는 "5·18 가산점을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또 지난 25일 토론에서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5·18 가산점'에 대한 입장을 묻는 등 '5·18 가산점'을 쟁점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어릴 적 부자의 횡포에 '분노'…'노블레스 오블리주' 강조
하지만 홍 후보는 이달 13일 대한상공회의소 강연에서 "부자들의 것을 뺏어 가난한 사람에게 나눠주는 것은 홍길동이나 하는 짓"이라며 법인세 증세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법인세를 낮춰 기업들의 기를 살려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 인터뷰에서는 고소득자 증세에 대해 긍정적인 다른 후보들과 달리 고소득자 소득구간 신설 문제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며 유보적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韓, 은퇴 문화가 없다" 지적…최근엔 손학규 국민의당 선대위원장 저격
홍 후보는 지난 19일 손학규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장을 향해 "선거가 끝나면 해남 토굴로 가서 또 정치쇼하지 마시고 광명 자택으로 가셔서 조용히 말년을 보내라"며 "과거 같은 당에서 선배로 모시고 존경했던 분이 무슨 미련이 남아서 막바지에 저렇게 추하게 변해가는지 참으로 정치는 알 수 없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토론 지루하면 시청자들 채널 돌려… 격한 토론 즐긴다"
최근 대선주자 TV토론이 진행되며 홍 후보의 직설화법은 큰 화제가 됐다. 주로 차분한 어조를 고수하는 후보들과 다른 토론 방식으로 홍 후보는 지지자들 사이에선 '사이다' '저격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홍 후보의 토론 태도를 불편하게 여기는 시청자들은 "무례하다" "분위기를 깬다"는 상반된 평가를 내놓고 있다.
◇회한으로 가득한 외침…"나 돌아가고 싶다"
이외에도 책에는 '검사 홍준표' '정치인 홍준표'가 겪은 역정에 대한 이야기가 적혀 있다. '노동법 날치기' 참여,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당위성을 역설하지 못한 데 대한 후회도 담겼다. 논란이 된 '돼지흥분제' 이야기와 후에 "이대 계집애들은 패버리고 싶다"고 말하며 논란이 된 미팅 이야기도 쓰여 있다.
홍 후보는 책 서두에 "최정상에서 누리는 기쁨이라는 것도 불과 4, 5년에 그치는데 그 정점을 향해 맹목적으로 달리는 군상들의 모습이 더 없이 불쌍해 보이기조차 합니다"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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